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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엄마라 불렀다" 9살 아동 가방감금 살해 징역 22년(종합2보)

송고시간2020-09-16 18:01

"아이 생명 위협 충분히 인식"…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인정

판결문 읽던 재판장도 울먹…"잔혹한 범행에 그저 분노만"

아동학대방지협 공혜정 대표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 양형기준 높여야"

동거남 아들 살해한 40대 여성
동거남 아들 살해한 40대 여성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심정지 상태에 이르게 한 40대 여성이 지난 6월 3일 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아이는 피고인을 엄마라고 부르며 마지막까지 자신을 구해달라고 외쳤습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 채대원 부장판사는 16일 동거남의 9살 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두고 위에서 뛰기까지 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A(41)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며, 피해자가 심정지 상태에 이르기 직전의 모습을 이같이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A씨가 자신의 행동이 피해자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친부가 피해자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따로 살겠다고 하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 학대하다 살인까지 이어졌다"며 "범행이 잔혹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에게서 아이에 대한 동정심조차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분노만 느껴진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수차례 제출한 반성문도 '피해자가 거짓말을 해서 기를 꺾으려고 그랬다'는 변명으로 일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녀들도 피고인 행위에 함께 가담하고 목격함에 따라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이 부분 역시 피고인이 감당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피고인의 범행이 피해자와의 특정관계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여 재범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떨어진다"며 검사가 청구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숨진 피해 아동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
숨진 피해 아동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TV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채 부장판사는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다 서너차례 말을 잇지 못하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학교 교사에 따르면 꿈이 경찰관이었던 피해자는 밝은 아이였지만, 피고인의 잦은 학대로 말수가 줄어들고 얼굴에 그늘이 졌다"며 "참혹한 결과를 막을 수 있는 기회도 몇 번이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좁은 가방 안에 감금된 23㎏의 피해자를 최대 160㎏으로 압박하며 피해자의 인격과 생명을 철저히 경시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정오께 천안 시내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동거남의 아들 B군을 여행용 가방(가로 50·세로 71.5·폭 29㎝)에 3시간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더 작은 가방(가로 44·세로 60·폭 24㎝)에 4시간 가까이 가둬 결국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감금 과정에서 수차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하는 B군을 꺼내주는 대신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헤어드라이어 바람을 불어넣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회견하는 공혜정 대표
기자회견하는 공혜정 대표

[촬영 이은중 기자]

선고 공판을 지켜본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학대로 인한 살인은 일반적인 양형기준보다 더 높아야 한다"며 "1심 형량은 좀 아쉽다"고 말했다.

한 유족은 1심 형량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22년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하면 감형될 수 있는 거 아니냐"면서 "아이는 고통스럽게 죽었는데 A씨가 형을 채우고 나와 가족들과 살아갈 생각을 하면 이해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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