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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올리면 시커먼 진흙만"…새만금 어민들 매립공사 피해호소

송고시간2020-09-15 17:10

"잼버리 부지 공사로 바다에 진흙 5m 퇴적…조개류 폐사·어장 황폐화"

한국농어촌공사 "진흙은 모래보다 무거워 이동에 제한…납득 어려워"

진흙이 얽힌 그물망.
진흙이 얽힌 그물망.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새만금호 안쪽에서 이뤄지는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부지 공사로 인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펄을 퍼내고 흙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유물과 미세 진흙이 배수갑문을 통해 바다로 흘러가면서 바다 생태계를 망치고 있다는 게 어민들의 설명이다.

15일 전북 부안군 어촌계에 따르면 최근 어민들은 연일 진흙이 묻은 그물만 건져 올리고 있다.

물고기 등 수산자원은 찾아보기 힘들고 그물에 얽혀 올라온 시꺼먼 진흙을 걷어내는 데만 시간을 보낼 뿐이다.

어민들은 어로(고기나 수산물 따위를 잡는 일)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다고 푸념하고 있다.

미립자 진흙이 갯벌을 덮은 뒤로 조개류 등 어족자원이 숨을 쉬지 못해 폐사하자 물고기들도 격포와 위도 앞바다를 떠났다고 어민들은 입을 모은다.

김인배 부안군 위도면 대리 어촌계장은 "격포와 위도는 예로부터 꽃게와 우럭, 광어, 멸치 등 자원이 풍부한 어장이었다"며 "그런데 올해 초부터 급격하게 어획량이 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진흙만 건져 올리는 상황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새만금호 내측에서 이뤄지는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부지 매립공사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부유물과 입자가 작은 진흙이 가력배수갑문을 통해 나오면서 바다의 생명력을 앗아갔다는 주장이다.

김 어촌계장은 "예전에는 격포와 위도 앞바다에서 닻을 12∼13m 내렸는데 요즘은 7∼8m밖에 내리지 못한다"며 "이미 바다 밑바닥에 진흙이 5m가량 퇴적돼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기상 올해 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부지 매립공사가 시작된 후부터 어획량이 70% 가량 줄어 어민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며 "최근 배수갑문이 자주 열리는데 이때마다 엄청난 양의 물이 새만금호와 바다를 드나든다. 물과 함께 바다로 나온 부유물과 진흙이 15㎞ 가량 떨어진 왕등도까지 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진흙이 얽힌 그물망.
진흙이 얽힌 그물망.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 소식을 접한 전북환경운동연합은 16일 전북수산산업연합회와 함께 바다로 나가 현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배수갑문을 통해 나온 진흙이 밑바닥에 쌓이면서 바다가 혼탁해지고 생물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어민들의 제보가 있었다"며 "내일 문제가 발생한 바다에서 어민들과 함께 실상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잼버리 부지 매립공사를 맡은 한국농어촌공사는 진흙은 수 킬로미터씩 이동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가력배수갑문과 격포, 위도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데 진흙이 그렇게 멀리까지 이동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밀물과 썰물에 모래가 이리저리 이동하는 모습은 쉽게 관찰할 수 있지만, 모래보다 무거운 진흙은 조류를 타고 멀리까지 움직이는 데 제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착수한 잼버리 부지 공사 이전에 새만금호 내측에서 농생명 용지 등 여러 공사가 있었는데 관련 민원은 없었다"며 "어민들의 고충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 이런 주장은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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