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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핵심협약 비준 미룬 한국, FTA 위반?…한-EU 본격 줄다리기

송고시간2020-09-15 16:54

내달 초 전문가 패널 구두 심리 개최…국회 비준 압박 요인 될 듯

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제출(CG)
ILO 핵심협약 비준안 국회 제출(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않은 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따질 전문가 패널 심리가 다음 달 초 열린다.

고용노동부는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章)을 둘러싼 분쟁을 해결하는 절차로 마련된 전문가 패널 구두 심리가 다음 달 8∼9일 화상으로 개최된다고 15일 밝혔다.

구두 심리에서 전문가 패널은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 지연이 한-EU FTA 위반에 해당하는지 심의하게 된다.

한-EU FTA 무역과 지속가능발전 장은 양측이 국제노동기구(ILO)의 노동 기본권 원칙을 존중·증진·실현하고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EU는 한국이 ILO 핵심협약 8개 가운데 4개의 비준을 계속 미뤄 이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며 2018년 12월 분쟁 해결 절차에 돌입했다. 한국과 EU, 제3국으로 구성된 전문가 패널 구두 심리는 이 절차의 막바지에 해당한다.

당초 한국과 EU는 지난 4월 스위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구두 심리를 열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

전문가 패널은 구두 심리 이후 45일 안으로 최종 판단을 담은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한국의 ILO 핵심협약 비준 지연이 한-EU FTA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한국이 FTA 노동권 규정을 어긴 첫 사례가 된다. 이 경우 국제적으로 '노동권 후진국'의 낙인이 찍힐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정부는 아직 비준하지 않은 4개의 ILO 핵심협약 가운데 29호, 87호, 98호 등 3개의 비준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들 협약의 내용을 반영한 노조법 등 관련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등 국제노동기준에 맞게 노동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법 개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국회가 여대야소 구도이긴 해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의 반대가 강해 비준안과 개정안 통과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 시점에서 한-EU 전문가 패널 구두 심리의 개최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압박하는 외부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EU와의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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