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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대, '흑인 비하' 논란에 데이비드 흄 타워 명칭 변경

송고시간2020-09-14 18:42

18세기 철학자…"흑인은 백인보다 열등" 등 발언 공개돼

일부선 반발…"과거에 대한 합리적이고 성숙한 토론 필요"

에든버러대학이 이름을 변경하기로 한 '데이비드 흄 타워'
에든버러대학이 이름을 변경하기로 한 '데이비드 흄 타워'

[구글 지도 스트리트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18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흄의 이름을 딴 대학건물의 명칭이 변경됐다.

그가 과거에 흑인을 비하하고 노예제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은 전시와 강의 등에 이용 중인 '데이비드 흄 타워'의 이름을 '40 조지 스퀘어'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흄은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에든버러대를 졸업했다.

이는 일부 학생들이 흄의 과거 에세이 내용이나 행적 등을 이유로 건물 변칭 변경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요구를 담은 청원에는 1천800명 이상이 서명했다.

흄은 한 에세이에서 "나는 흑인이 백인에 비해 자연적으로 열등하다는 의심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 피부색을 가진 문명국가도, 행동이나 사색에 있어 저명한 개인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흄이 자신의 후원자에게 노예 농장을 구입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의 편지가 올해 공개되기도 했다.

에든버러대는 "당시에 드문 것은 아니더라도 오늘날 고통을 가할 수 있는 발언을 한 18세기 철학자의 이름을 딴 건물을 학생들이 이용하는 데 대한 민감성을 고려해 잠정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미국에서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최근의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등이 평등과 다양성, 반인종차별에 대한 학교의 노력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의 조치에 대한 반발도 제기된다.

모리스 골든 스코틀랜드 하원의원은 "데이비드 흄은 스코틀랜드 역사에서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며 "혐오스러운 노예무역과 그의 관계가 전 세계에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이를 부끄러워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과거의 옳고 그름에 대한 합리적이고 성숙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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