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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공무원 재해사고 첫 직무유기·과실치사 적용 송치

송고시간2020-09-14 15:39

직무유기 혐의 피고발인 조사받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직무유기 혐의 피고발인 조사받은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지난달 폭우 피해 때 일찍 관사로 퇴근하는 등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22일 오후 부산경찰청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2020.8.22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경찰이 지난 7월 부산 지하차도 사고 당시 제 임무와 역할을 하지 못한 혐의로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구청 공무원을 대거 검찰에 송치한 가운데 이번 사례가 재해사고와 관련해 공무원의 형사상 책임을 묻는 첫 사례인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변 권한대행 혐의는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 7월 23일 밤 부산시 재난 대응 총괄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초량 제1지하차도 사고 보고를 받고도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변 권한대행은 이날 외부에서 술을 마시며 저녁을 먹은 뒤 시청으로 복귀하지 않은 채 귀가했고, 자정 이후 지하차도 침수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오전까지 잠을 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런 변 권한대행 행위가 부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총지휘하는 책임자의 역할과 임무를 져버린 것으로 판단했다.

부산시 홍수해 재난현장 조치 행정 매뉴얼 등을 보면 변 권한대행은 상황판단 회의를 주재하고 사망자, 중상자가 나온 재해나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1시간 이내에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등의 매뉴얼을 따라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셈이다.

1996년 강모 전 부안군수가 1996년 주민의 폐수 방류 진정을 받고도 처리하지 않고 감사원 시정조치마저 이행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경찰에 입건된 사례가 있었지만, 검찰 송치와 기소까지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해사고와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지자체장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침수 위험을 알리는 지하차도의 고장 난 전광판을 고치지 않고 호우경보에도 차량을 통제하지 않은 등의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 동구 부구청장과 담당 부서 공무원 3명도 전례가 없었던 수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CCTV로 본 부산 지하차도 침수 모습
CCTV로 본 부산 지하차도 침수 모습

(부산=연합뉴스) 양 대로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인해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저수지'로 변하는 과정이 담긴 CCTV를 24일 동구청이 공개했다. 2020.7.24 [부산 동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법원 판례를 보면 그동안 폭우 등으로 인한 지하차도나 터널 등의 침수로 인명·재산피해가 났을 경우 지자체가 재해 예방 직무를 소홀히 한 이유로 국가배상책임 판결을 받은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지자체 공무원이 직접 처벌받은 사례는 드물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재난·재해 관련 사고로 지자체장이나 담당 공무원이 형사 조치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 자료와 내외부 전문가에게서 받은 자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들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함으로써 성립하는 직무유기죄는 혐의 입증이 쉽지 않아 변 권한대행의 직무유기 혐의 적용에 대해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공무원이 기소됐을 경우 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될지도 주목된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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