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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못 사는 화웨이…15일 '고통의 시간'이 시작된다

송고시간2020-09-14 11:24

재고 쌓으려 막판까지 '부품 사재기'…내년 이후엔 본격 생존 위기

틱톡·위챗 사용금지 가능성도…얻어맞기만 하던 중국 맞대응하나

미국, 중국 화웨이 제재 (PG)
미국, 중국 화웨이 제재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오는 15일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화웨이가 '고통의 시간'을 맞는다.

미국의 전면적인 반도체 제재가 이날부로 정식 발효되면서 화웨이가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초읽기 들어간 초유의 '반도체 제재'

지난달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공고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미국 회사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댈 수 있다.

미국의 승인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가 당분간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향후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품
화웨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풀릴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재고 부품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고 화웨이는 최근 협력 업체들에 15일까지 최대한 많은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 협력 업체들이 미국의 제재 발효 전에 납품하기 위해 밤낮으로 반도체 부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5G 스마트폰 칩, 와이파이 칩, 이미지 구동 칩 등을 적극적으로 비축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TSMC, 미디어텍, 소니 등 대만과 일본 반도체 부품 공급 업체들 외에도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제품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15일부터는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중국 기술 전문 매체 지웨이왕(集微網)은 14일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의 강화된 화웨이 제재로 한국, 일본, 대만의 협력 업체들의 영향을 받는 매출 규모가 294억 달러(약 34조8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부품 재고를 쌓기 시작한 화웨이가 최대 2년 치의 핵심 반도체 부품을 비축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다만 내년 초면 많은 비축 부품이 동나면서 화웨이가 더는 새 제품을 만들지 못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또 화웨이가 일정 기간 생존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다른 회사들처럼 새로 시장에 나오는 첨단 제품을 쓸 수 없게 돼 시장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화웨이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세계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내심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완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조야에서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5G 인프라 구축을 화웨이가 주도하는 중국에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제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도체 부품 재고가 떨어질 때까지 미국의 반도체 전면 제재가 이어진다면 화웨이의 주요 생산 시설이 멈춰서면서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 틱톡·위챗도 '뜨거운 감자'…"중국 기업 권리 보호 조치할 것"

트럼프, 중국 틱톡 · 위챗 퇴출 압박 (PG)
트럼프, 중국 틱톡 · 위챗 퇴출 압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화웨이 제재 문제를 제외해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틱톡과 위챗이라는 뜨거운 문제가 더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 명분을 내세워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오는 15일까지 미국 회사에 팔도록 요구하면서 만일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오라클 주도 컨소시엄을 틱톡 미국 사업 인수 협상자로 선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13일(현지시간) 나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수출 통제 요구 때문에 바이트댄스가 서비스를 구성하는 핵심 알고리즘을 빼고 틱톡 미국 사업권을 넘기겠다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이런 거래 협상을 승인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시한 연장은 없다"며 "틱톡은 폐쇄되거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기한 만료'를 이유로 들어 틱톡의 미국 내 운영을 중시시키는 행정명령을 실제로 행동에 옮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11억 이상의 중국인이 이용 중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제재도 사안의 성격상 폭발력이 상당히 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현시지간) 틱톡과 함께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과 관련된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틱톡과 달리 위챗의 미국 사용자 수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미국 회사인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중국의 많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위챗을 쓰지 못하게 되는 등 범중화권 IT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미국의 제재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제재의 '고통'도 깊어지면서 그간 사실상 이렇다 할 맞대응을 하지 못했던 중국이 강경 방향으로 태도를 선회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현재로선 미국이 걸어오는 거친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11월 대선 결과를 우선 차분히 바라보자는 기류가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핑계로 국가 역량을 남용해 해외 기업을 아무 이유 없이 탄압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중국 기업의 권익과 권리를 보호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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