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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40만 시대] ③ 출국 유도·체류 허용으로 숨통 터줘야

송고시간2020-09-14 08:11

전문가들 "구체적인 실태 파악부터 다시 집계할 필요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과 맞물려 불법 체류 외국인의 급증세에 대응하는 정책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제대로 된 실태 조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단속 방식의 변화 정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구체적인 현황 파악과 동시에 자진 출국 유도 등으로 급한 불을 꺼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 돌아갈래'
'나 돌아갈래'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외국인이 여권과 서류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주노동자 시민단체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40만명에 이르는 미등록 외국인이 언제, 어떤 경로로 들어왔고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세세하게 조사부터 해야 한다"며 "이전에도 몇 차례나 미등록 외국인이 급증했던 적이 있었으나 이와 관련한 밀도있는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학계에서도 불법 체류 상태에 놓이는 환경이 다양한 만큼 관련 집계도 지금보다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은 '국제비교를 통한 국내 외국인 불법체류 관리정책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불법 체류 외국인마다 입국 경로나 체류 자격이 다양하고, 미등록 상태로 국내에 머무는 이유도 제각각"이라며 "모든 불법체류자를 한 집단으로 묶어 관리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를 파악할 때 ▲ 단기 비자로 입국해 취업 허가 없이 일하는 외국인 ▲ 고용허가제로 비전문취업(E-9) 비자 입국 외국인 ▲ 장기 불법체류 외국인 ▲ 난민 인정이 거부된 외국인 ▲ 불법 체류 신분인 해외 국적의 아동 등 적어도 다섯 가지 집단으로 나눠 정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불법체류자 문제를 우리보다 한발 앞서 겪은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나 미국 역시 집계를 세밀화해 상황에 걸맞은 맞춤형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국 돌아가려는 불법체류자들
코로나19 여파로 고국 돌아가려는 불법체류자들

지난 3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불법체류자 자진 출국 신고를 하려는 외국인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진 출국을 유도하거나 일부 체류 자격을 부여해 적체 현상을 일시적으로라도 해결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김도균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은 "법무부가 출국 의사를 밝힌 불법체류 외국인에게 범칙금과 입국 금지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6월에 마감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불법체류자가 매달 불어나는 만큼 이 제도를 연장해 자진 출국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불법체류율이 사상 최대치인 20%에 육박하고 있지만 정작 농가와 산업 단지 등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한 현장에서는 일손 부족으로 허덕이는 상태"며 "일정 기준을 세워 이에 부합되는 이들에 한해 체류를 허가한 뒤 노동 시장과 연결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영관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출국명령제도에 근거해 출국 의사를 밝혔고 신원이 확실한 이들은 보호소 입소를 유예하고 본국으로 송환시켜야 한다"며 "만약 도주할 경우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가중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보증금을 예치한 외국인에게 입소를 유예해 줄 수 있다면 포화상태에 이른 보호소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2천만원 미만의 보증금을 예치한 보호 외국인이 수용 시설을 거치지 않고 본국으로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백 의원실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보호소가 과밀화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고 인권 침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효과적인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출국명령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보증금 예치 규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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