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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쓸 수 없기에…머리에 올린 욕망, 조선 시대 '갓'

송고시간2020-09-10 14:46

"신분 고하를 보여주는 지표"…규제가 만든 크고 화려한 갓

국학진흥원 웹진 담(談) 9월호 펴내

(안동=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아무나 쓸 수 없기에 더 갖고 싶어!"

한국국학진흥원이 '머리를 볼작시면'이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9월호를 펴냈다.

조선 시대 모자와 그 문화를 조명해보자고 기획했다고 한다.

웹진은 조선 시대 모자가 의관 정제로 품격을 완성한 하나의 문화이고 그 사람 신분을 알 수 있는 표본이자 예의이며 자존심이라고 규정한다.

오늘의 일기-갓 이야기(만화: 권숯돌)[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늘의 일기-갓 이야기(만화: 권숯돌)[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숯돌 작가는 '이달의 일기'에서 계암집을 쓴 조선 중기 문신 김령의 '갓 이야기'를 만화로 소개한다.

오래도록 쓰고 낡은 갓을 갓방에 수선해 달라고 맡기며 관례를 올리는 아들에게 유행에 맞춰 새로 갓을 지어준다.

갓방에서는 장인 정신을 쏟아 갓을 수선하고 새로 만드는데 '트집 잡다'라는 말은 갓에서 유래했다.

강유현 작가는 '머리 위에 올린 욕망'에서 머리 장식 세세한 부분이 국가 통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지배체제와 밀접했음을 이야기한다.

모자는 의관 요소로서 예를 갖추는 중요한 도구이자 쓰는 사람 신분 고하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자기 사회 위치를 남에게 알리는 것이고, 그와 관련한 규칙은 곧 사회질서이자 질서를 시각화하는 일이었다.

사족(士族)만 쓸 수 있도록 한 갓은 오히려 쓰고자 하는 욕망을 더 강하게 부추겨 서인(庶人)도 몰래 쓰고 다녔다.

이는 국가도 막지 못해 사족은 서인과 구분 짓기 위하여 갓을 크게, 갓끈을 길게 만들어 화려하게 치장했다.

오늘의 일기-갓 이야기(만화: 권숯돌)[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늘의 일기-갓 이야기(만화: 권숯돌)[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고종 때 신분제도 철폐로 그 상징성은 점점 옅어지고 결국 사라졌다.

전통 의상 '오례'의 권병훈 대표는 '행차도 속에 보이는 쓰개'에서 정조와 호위행렬 쓰개와 관련해 상투 트는 법부터 세밀히 소개한다.

상투가 뜨지 않도록 상투가 들어갈 자리 아래쪽에 머리숱을 정리해야 하는데 이를 '배코(백호) 치다'라고 했다.

배코 친 뒤 훤히 비게 된 정수리를 보고 흔히 '소갈(속알)머리 없다'고 표현했다.

상투를 틀고 나서 이마에는 망건을 둘렀다.

중국에서 유래했고 대개 비단으로 만들었다. 조선에서는 말총으로 만든 망건이 유행했다.

망건 좌우에는 관자(貫子)가 있는데 눈 좌우에 있는 '관자놀이'라고 하는 이름이 여기서 생겼다.

이 밖에 정조의 '수원 화성 반차도' 속 무장들이 쓴 전립(戰笠·무관이 쓰던 모자의 하나) 기능과 장식도 상세히 설명한다.

군모이기에 화살을 막는 기능이 있었으나 깃털 장식과 아래쪽 안감에 댄 비단 때문에 화려했다.

호위행렬 안에서 가장 화려했을 정조는 소매가 비교적 좁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예복이라 할 수 있는 융복(戎服· 군사가 있을 때 입는 옷)과 군복을 번갈아 입었다.

권병훈 대표는 그에 맞춰 쓴 전립과 자립(紫笠·융복을 입을 때 쓰던 붉은색 갓)을 여러 기록을 바탕으로 추정했다.

이번 호 웹진 편집장을 맡은 동희선 시나리오 작가는 "갓이나 신분제는 사라졌으나 여전히 복장에서 사회적 경계는 생긴다"며 "구분한 복장이 주는 효과와 경직성을 동시에 생각해 보게 된다"고 밝혔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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