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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 다양성 숨 쉬는 홍대, 온라인으로 옮겨오다

송고시간2020-09-03 14:12

플로, 100여팀 라이브 영상 제작…"공연 생태계 버틸 최소한의 지원 시급"

밴드 '잭킹콩'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밴드 '잭킹콩'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모든 종류의 음악들이 홍대라는 공간 안에서 들려진다", "사실상 저희가 숨을 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정말 소중한 공간들"….

지난 2일 유튜브에 공개된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Stage & FLO: Hongdae) 코멘터리 필름' 티저 영상에서 인디 뮤지션들은 '홍대'라는 공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홍대 공연장은 주류 미디어에 노출될 기회가 없는 인디 뮤지션들이 자신의 음악을 선보일 창구이자,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지키는 보루와도 같다.

그러나 올 초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대 공연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

최근 서면 인터뷰로 만난 홍대 공연장 '언플러그드'의 강진형 대표는 "코로나 사태를 6개월 정도 경험해 보니 언제쯤 다시 좋아질지에 대한 희망을 갖기도 어려워졌다"며 "공연장, 공연기획, 뮤지션 모두 더욱 어려운 시기가 다가올 것 같다"고 토로했다.

50석 내외의 언플러그드는 10년 넘게 홍대 인디 신을 지켜 왔다. 정상적으로라면 일주일에 적어도 나흘 이상 공연을 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공연이 대부분 취소됐다.

4월 이후 수도권 확산세가 잠잠해지면서 방역 대책을 갖춰 잠깐 정상 운영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최근 수도권에 대규모 재유행이 시작되며 다시 공연이 모두 취소되는 상황이 됐다.

현장 공연을 연다 해도, "작은 공연장에서는 거리 두기 방식으로 만석을 채워도 수익이라기보다는 대부분 기본 유지 비용 마련 정도"라고 강 대표는 말했다. 공연장들은 극심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뮤지션들은 활동 공간을 잃은 상태가 기약 없이 계속되고 있다.

프로듀서 듀오 '우자앤쉐인'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프로듀서 듀오 '우자앤쉐인'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소통의 끈'을 이어가려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FLO)가 선보이는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를 옮기다' 시리즈다.

SK그룹의 사회 안전망 프로젝트 일환으로 기획된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를 옮기다'는 홍대의 다양한 공연장에서 인디 뮤지션들의 라이브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기획이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드림어스컴퍼니(플로 운영사) 조혜림 매니저는 "공연장의 현장감을 담은 '고퀄리티' 라이브 영상을 제작해 뮤지션들과 팬들 간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진행형'의 인디 신을 기록하고 최대한 다양한 음악을 소개하고자 록·포크·힙합·재즈 등 장르를 망라한 100여 팀이 출연해 각자 한 곡씩을 선보인다.

밴드 '위아더나잇'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밴드 '위아더나잇'의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 촬영이 진행되는 모습.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5월 30일 밴드 설(SURL)로 시작한 시리즈는 이달 초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종영 후에는 뮤지션들과 홍대 공연업계의 이야기, 프로젝트 취지 등을 담은 '코멘터리 필름'도 공개할 예정이다.

홍대의 분위기를 생생히 옮겨오고자 어쿠스틱한 음악은 작지만 따뜻한 분위기의 공연장에서, 헤비하고 역동적인 밴드 사운드는 좀 더 큰 공연장에서 라이브를 촬영했다. 언플러그드에서도 강이채, 1415, 강아솔, 김수영, 잭킹콩, 전기뱀장어, 쿠미라, 우주왕복선사이드미러 등의 뮤지션이 공연 영상을 담았다.

현장감을 위해 특히 음향에 주안점을 뒀다. 조 매니저는 "음원으로 들었을 때 잘 느껴지지 않던 베이스나 드럼의 소리라든지 그날 목 컨디션에 따른 뮤지션의 성량과 애드리브, 라이브 스타일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를 기획한 조혜림 매니저
'스테이지 앤 플로 : 홍대'를 기획한 조혜림 매니저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자신도 오랜 시간 인디 음악 팬이었다는 그는 "팬들이 너도나도 아티스트를 향해 보고 싶다고 글을 남기고, 실제 뮤지션이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모습들을 보며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일에 도움이 됐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강진형 대표도 "홍대 공연장과 뮤지션들에게 위로가 되는 좋은 기획"이라고 평가하며 "언플러그드를 배경으로 한 멋진 라이브 영상을 남길 수 있어서 앞으로 홍보자료 및 공연장 프로필로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종식 전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지금, 홍대 공연 생태계의 생존은 위태로운 고비에 서 있다.

강 대표는 "공연 생태계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의견으로 방역이 잘 지켜지는 공연장에 대해 인식 개선이 있었으면 한다고도 덧붙였다.

"공연장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공연 생태계는 무관중 온라인 방송 같은 형태 외에는 어떤 것도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자본이 부족하고 대중의 관심이 적은 소규모 문화생태계는 버티지 못하고 고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 유튜브로 시청하는 인디 음악인들의 온라인 공연은 수익도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 "유튜브가 정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대부분 수익을 받지 못하고 오로지 팬들이 실시간으로 보내주는 후원금으로만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태"라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음악 감상 시장의 형태 다양화 등을 통해 온라인 라이브 공연의 가치가 인정받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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