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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희 대법관 "행정처 문건 받은 적 없어"…'재판 개입' 부인

송고시간2020-08-24 12:15

임종헌 전 차장 재판 증인으로 출석…현직 대법관 2번째

'코로나19' 우려에도 재판 강행…"기일 변경 쉽지 않아"

노정희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대법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노정희(57·사법연수원 19기) 대법관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법정에서 과거 통합진보당 소속 지방의회 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을 심리할 당시 법원행정처로부터 의견서를 전달받거나 판단을 강요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노 대법관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종헌(61·연수원 16기) 전 행정처 차장에 대한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언론 보도를 보고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행정처에서) 문건을 받아서 읽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기억을 뒤집어도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고,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다르게 기억할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노 대법관은 2016년 광주고법 전주 원외재판부에서 근무할 당시 옛 통진당 소속 전북도의회 의원이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퇴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퇴직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검찰은 노 대법관이 판결을 선고하기 전 행정처로부터 '헌재가 정당 해산 결정을 내렸어도 법원이 의원직 유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건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당시 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이민걸(59·연수원 17기) 부장판사가 노 대법관에게 전화해 문건을 보낼 테니 참고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노 대법관이 승낙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검찰은 행정처가 최고 사법기관의 위상을 두고 대법원과 경쟁해온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각하' 판결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일선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보고 있다.

각하란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제기된 경우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그러나 노 대법관은 이날 증인 신문에서 "(행정처 기조실장이) 자료를 보내주겠다고 하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답했다면 기억하지 못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노 대법관은 통진당 지방의회 의원들 사건을 심리할 당시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며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노 대법관은 당시 통화에서 이 전 상임위원이 '국제인권법 연구회 회장으로서 통진당 사건을 공부했다'면서 운을 뗐고, 이에 자신은 "통진당 국회의원의 지위 확인 소송과 쟁점이 다르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법관으로서 '사법농단' 의혹 관련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이동원(57·연수원 17기) 대법관에 이어 노 대법관이 두 번째다. 이 대법관은 지난 11일 임 전 차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한편 서울고법은 각 재판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달 4일까지 잡힌 재판 기일을 늦춰달라고 권고했으나 임 전 차장 사건의 재판부는 일단 기일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증인 신문 기일을 변경하기 쉽지 않고, 법정에 출석하는 인원이 한정된 점을 고려해 그대로 공판을 진행하려 한다"며 "재판부도 마스크를 쓴 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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