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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지 말고 느껴"…놀런의 도발, 영화 '테넷'

송고시간2020-08-23 20:35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올해 초, 10년 전 출연했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인셉션'에 대해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타인의 무의식에 침입해 생각을 훔친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인셉션'의 열린 결말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해석을 낳고 있는 '문제작'이다.

'천재 감독'의 탄생을 알린 놀런 감독의 초기작 '메멘토'(2000)는 역행하는 현재와 순행하는 과거를 뒤섞어 놓음으로써 관객에게 두뇌 싸움을 제안한다.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식 개봉에 앞서 22∼23일 '프리미어 상영'을 통해 공개된 놀런 감독의 신작 '테넷'은 상대성 이론을 끌어들인 '인터스텔라' 보다 어렵지만, 그보다 훨씬 더 불친절하다.

영화를 이해하는 핵심 단어는 '인버전'이다. 사물의 엔트로피를 반전 시켜 시간을 거스르는 미래 기술로, 미래에서 인버전된 무기를 현재로 보내 과거를 파괴할 수 있다.

이 인버전 기술로 현재와 미래를 오가며 세상을 파괴하려는 사토르(케네스 브래너)가 있고, 그를 막기 위해 투입된 주도자(존 데이비드 워싱턴)가 인버전에 대한 정보를 가진 닐(로버트 패틴슨), 사토르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한 아내 캣(엘리자베스 데비키)과 협력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제3차 세계 대전을 막는다는 이야기다.

인버전을 설명하는 엔트로피의 개념부터 장벽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그 개념을 이해했다 해도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중첩되면서 조금 전 맞서 싸웠던 적이 과거 혹은 미래의 자신이었다'는 설명은 스포일러지만, 스포일러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들어도 어차피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거나 결말을 눈치채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영화 초반, 과학자 로라가 인버전 현상을 처음 목격하고 일종의 테스트를 통과한 주도자에게 "이해하려 하지 말고 느껴라"라고 하는 말은 감독이 관객에게 미리 하는 조언 혹은 경고처럼 들린다.

'테넷' 스틸
'테넷' 스틸

[워너브러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놀런 감독은 20년 동안 아이디어를 개발했고, 6년에 걸쳐 시나리오를 쓴 이 작품에 대해 "기존에 없던 시간의 개념에 SF와 첩보 영화의 요소를 섞은 작품"이라며 "내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야심 찬 영화"라고 자부한 바 있다.

'인터스텔라'에서도 함께 했던 물리학자 킵 손이 대본을 검토하고 오류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줬다.

컴퓨터 그래픽(CG) 대신 초대형 세트장을 짓고 실제 보잉 747 비행기를 충돌 시켜 촬영한 폭발 장면은 물론, 미국, 영국, 노르웨이, 덴마크, 에스토니아, 이탈리아, 인도 등 7개국 로케이션까지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가 눈에 보이지만 가슴까지 와닿지는 않는다.

2억 달러(약 2천400억원)를 쏟아부은 '테넷'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개봉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로, 미국에서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한국을 비롯한 24개국에서 북미보다 먼저 오는 26일 개봉한다.

프리미어 상영 첫날인 22일 하루에만 4만3천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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