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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얼굴도 못봐요"…산후조리원 출입통제에 아빠들 울상

송고시간2020-08-20 15:32

코로나19 재확산에 면회 대부분 금지…우울감 호소하는 산모도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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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아내와 갓 태어난 쌍둥이를 데리고 서울 강남의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하자마자 '남편 퇴실' 요청을 받았다.
광복절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탓에 보호자 입실을 금지하는 쪽으로 방침이 바뀐 것이다.

조리원에서 직장으로 출퇴근하려던 김씨는 결국 아내와 아이들을 놔둔 채 홀로 귀가해야 했다. 이후 아내에게 필요한 물품을 종종 출입문 앞에 놔두고 오는 일 외에는 조리원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산모와 아이 보호를 위해 당연히 따라야 하는 방침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을 초래한 일부 몰지각한 집회 참가자가 원망스럽다"며 "함께 지낼 계획으로 큰 방을 잡았는데 재정적으로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광복절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외부인 출입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출퇴근하는 아빠들조차 면회가 불가능하게 규정이 바뀌며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아빠들의 안타까움도 커지는 모양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김모(36)씨는 "아내가 9월 초에 출산 예정인데, 예약한 산후조리원에서 남편 면회를 제한할 예정이라고 해서 고민 끝에 취소했다"며 "출산 후 아내가 혼자 있으면 산후 우울증을 겪을까 걱정됐던 게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족의 면회뿐 아니라 산모들을 위해 진행하던 외부 강사 초청 프로그램들도 대부분 취소된 탓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달 19일 부산의 한 산후조리원에 입소한 A씨는 "남편 출입이 제한된 데다 각종 프로그램까지 모두 취소돼 더 울적해졌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조리원 입소 동기들과도 밥을 떨어져 먹어야 하니 친해지기가 어렵다"고 했다.

A씨는 "이곳에 2주간 머물 예정이었는데, 계획을 바꿔 1주일만 있다가 나갈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의 맘카페에도 "면회가 금지되니 그야말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 있으니 쓸쓸하다"는 등 산모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산후조리원 측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양천구의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2월부터 계속 산모 남편의 출입을 통제하다가 2주 전에야 통제를 풀었는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제한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모와 아이 보호라는 취지에 공감은 하지만 아쉬워하는 남편들이 꽤 많다"며 "출입 통제 당시 '아이 얼굴이 기억 안 난다'고 토로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있는 한 산후조리원은 "직원들에게 외부활동을 자제하도록 교육하고, 조리원 자체적으로 방역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는데도 작년에 비해 예약률이 20∼30% 이상 떨어졌다"고 말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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