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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酒먹방] 한옥에서 맛보는 반세기 전통의 갈비찜…함양 안의갈비

(함양=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는 우시장이 있었다. 덕분에 한우를 활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함양군 안의면에는 1960년대부터 갈비찜을 파는 식당이 있다.

한옥의 정취가 느껴지는 식당 [사진/성연재 기자]
한옥의 정취가 느껴지는 식당 [사진/성연재 기자]

◇ 우시장과 한우 요리

갈비찜은 보통 가정에서 모든 가족이 모이는 명절 등 뜻깊은 일이 있을 때 해 먹던 음식이다. 경남 함양에는 이런 갈비찜을 50년 넘게 만들어 온 갈빗집이 있다.

안의면은 지금은 함양읍에서 다소 떨어진 외곽지역이지만, 예전에는 영남 서북부의 교통요지였다.

옆 동네인 거창의 일부가 포함돼 안의현이라고 부르는 제법 큰 고을이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큰 오일장이 설 정도였고, 우시장도 열렸다.

100년 넘은 한옥에서 먹는 갈비찜과 솔송주 [사진/성연재 기자]
100년 넘은 한옥에서 먹는 갈비찜과 솔송주 [사진/성연재 기자]

안의에는 도축장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쇠고기를 재료로 한 음식이 발달했다. 이곳에는 전통을 자랑하는 갈비찜 식당이 여러 곳 있다.

이중 아름다운 한옥의 정취가 매력적인 곳을 한군데 골라 들어갔다. 큰길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간 골목길에 식당 대문이 있다.

대문을 통과하니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하늘을 배경으로 단아한 단층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아름다운 한옥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 가운데 하나다.

메뉴는 갈비찜과 갈비탕 2개뿐이다. 대표 메뉴인 갈비찜은 큰 돌냄비에 많은 양의 채소와 함께 갈비가 나온다.

갈비찜은 부드럽고도 고소하다. 게다가 다양한 채소까지 함께 들어가 있어 맛을 풍성하게 한다. 갈비찜은 소·대 2종류 메뉴가 있다.

담장 옆에 엎어 놓은 갈비탕 그릇 [사진/성연재 기자]
담장 옆에 엎어 놓은 갈비탕 그릇 [사진/성연재 기자]

이 집은 주인 조인화 씨와 남편, 그리고 둘째 딸 등 3명이 운영하는 가족 식당으로, 음식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재료가 소진되면 대문을 닫는다.

조씨 남편은 매일 새벽 4시에 나와 갈비를 미리 쪄 놓는다. 고기를 미리 양념에 재워놓지 않고 주문 즉시 새벽에 익혀놓은 갈비에 채소를 넣고 한번 살짝 끓여 손님에겐 낸다.

이곳의 갈비찜은 한우에 달콤한 간장 양념을 더 해 채소와 버섯 등을 넣고 찌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으로 찐 갈비는 우선 부드러운 식감을 줘 조금만 씹어도 맛난 갈비를 먹을 수 있게 된다.

보통 갈비찜은 버섯과 밤, 당근과 무 등을 함께 찌는데, 안의 갈비찜은 함양에서 나오는 게르마늄이 풍부한 양파와 대파, 새송이, 표고버섯 등을 쓴다.

가정집 갈비찜과는 달리 밤과 무는 쓰지 않는다. 무엇보다 다양한 채소 가운데 오이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익힌 오이가 새콤하고 달콤한 맛을 만들어준다.

김을 내며 익어가는 갈비 [사진/성연재 기자]
김을 내며 익어가는 갈비 [사진/성연재 기자]

◇ 구수한 갈비찜과 깔끔한 갈비탕이 매력

김이 모락모락 나면서 갈비찜이 익었다. 듬뿍 올려진 채소 아래쪽에서 갈비찜을 꺼내 가위로 싹둑 끊어서 맛을 봤다. 부드럽고 구수한 갈비 맛이 느껴진다. 갈비찜은 적절하게 간이 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겨자가 들어간 간장소스는 갈비찜을 찍어 먹을 때 필요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콩잎을 빼놓을 수 없다. 된장에 넣어 숙성한 콩잎은 된장 맛이 배여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난다. 손님에게 낼 때는 이 콩잎에 들기름과 마늘을 넣어 살짝 찐다.

콩잎 한 장 위에 간장소스를 살짝 적신 갈비 한 점을 얹었더니 구수한 된장 맛과 함께 콩잎의 깔끔한 맛과 갈비 맛이 잘 어우러졌다.

특이한 것은 반찬으로 나온 청국장 건더기였다. 함양에서는 익힌 청국장 건더기를 밥반찬으로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지역민들은 청국장 건더기를 밥을 비벼 먹거나 밥반찬으로 먹는다. 조씨는 청국장을 갈비탕에 넣어 먹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한다.

다른 밑반찬으로는 비름나물이 나왔는데, 철에 따라 다양한 제철 산나물을 밑반찬으로 낸다고 한다.

갈비찜을 먹고 난 뒤엔 볶음밥도 즐길 수 있다.[사진/성연재 기자]
갈비찜을 먹고 난 뒤엔 볶음밥도 즐길 수 있다.[사진/성연재 기자]

갈비를 다 먹으면 볶음밥을 주문할 차례다. 밥과 함께 다진 당근과 김 가루 등으로 된 볶음밥 재료를 내주는데 손님이 직접 볶아먹는다.

이 집에서는 갈비탕도 빼놓을 수 없다.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갈비찜을 먹는 사람에게도 작은 국그릇에 갈비탕을 준다. 양념장이 소스로 나온다.

조씨가 직접 메주로 담근 조선간장을 베이스로 한 것으로, 간이 돼 있지 않은 갈비탕 국물의 간을 조절하는 데 쓰인다.

국물에 고기의 맛이 잘 배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깔끔한 맛을 내는 갈비탕 [사진/성연재 기자]
깔끔한 맛을 내는 갈비탕 [사진/성연재 기자]

식당에서는 소나무의 새순으로 만든 솔송주를 판다. 함양지방의 전통주로 알려진 술이다.

한잔 맛봤더니 상큼한 소나무향이 강하게 톡 쏘는 것이 매력적이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9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9/11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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