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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우리도 외국처럼…반려견 '핫 플레이스' 소노펫

송고시간2020-09-16 07:30

(홍천=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반려견을 데리고 여행하는 가족을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때마다 부러움이 컸지만, 이젠 국내에도 반려견과 함께 여행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들이 늘고 있다.

반려견 바다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반려견 바다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 달라도 너무 다른 외국의 반려견 환경들

지난해 체코 출장 시 겪었던 일이다. 행사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트램에 올랐다. 예상치 못한 승객이 타고 있어 놀랐던 기억이 난다.

20대 여성이 반려견을 무릎에 앉혀놓은 채 옆자리의 승객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용기를 내 말을 걸어봤다.

어딜 다녀오냐고 물었더니 대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귀가하는 길이라고 한다.

반신반의하면서 "학교에 반려견을 데리고 가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했더니 "당연하다. 같은 클래스의 학생들도 반려견을 데리고 등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짖지 않느냐는 물음엔 워낙 오래전부터 생활화해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반려견과 등교했다가 트램을 타고 귀가하는 체코 여대생 [사진/성연재 기자]

반려견과 등교했다가 트램을 타고 귀가하는 체코 여대생 [사진/성연재 기자]

반려동물과 함께 캠퍼스 생활을 누릴 수 있다니… 우리나라의 경우 가끔 여행을 떠날 때조차도 반려견을 데리고 갈 곳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평생 집 안에만 갇혀있어야 하는 우리나라 반려견들이 떠올랐다.

'반려견 양육 환경이 달라도 너무 다르구나' 가족 여행을 할 때만이라도 주인과 함께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공간이 없을까.

◇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소노펫

그간 국내의 반려견 동반 숙소의 대표적인 형태는 펜션이었다. 일부 호텔에서는 반려견을 수용했지만, 반려견을 받는 리조트는 없었다.

소노호텔&리조트는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 내에 객실 수 157실의 반려견 전용 리조트 '소노펫클럽&리조트'를 열었다.

이 회사는 이보다 앞서 경기 북부의 유일한 5성급 호텔인 소노캄 고양에 반려견 동반 객실 26실을 개방한 바 있다.

소노펫클럽은 원래 중·소형견 위주로 받았지만 8월부터는 몸무게 20㎏이 넘는 대형견도 받기 시작했다.

태어난 지 1년 6개월 된 골든 리트리버 '바다'를 키우는 김진희 씨 가족이 이 리조트에 간다고 했다. 소노펫은 문을 열자마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다.

소형견 닥스훈트를 데리고 온 반려견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소형견 닥스훈트를 데리고 온 반려견 가족 [사진/성연재 기자]

골든 리트리버는 영국에서 수렵견으로 개발된 견종이지만, 성격이 유순하고 인내심이 커 시각장애인들을 안내하는 맹도견으로 많이 쓰인다. 흔히 말하는 대표적인 '천사견'이다.

평소 바다네와 알고 지내던 필자도 강원도로 향하는 길에 9살짜리 반려견 허스키 '보라'와 함께 잠시 들르기로 했다.

추운 지역에서 썰매 개로 키워졌던 허스키 또한 몸집은 크지만, 사람을 잘 따르는 탓에 집을 지키지 못하는 개로 유명하다. 도둑이 들더라도 웃으며 꼬리를 흔든다는 견종이 바로 허스키다.

고속도로는 때마침 휴가철을 맞아 쏟아져나온 수많은 차로 뒤덮였다. 약속에 늦었다. 허겁지겁 주차한 뒤 바다네와 반갑게 인사했다.

이후 바다네의 체크인 과정을 지켜봤다. 체크인 절차는 아주 꼼꼼했다.

반려견 수첩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며, 광견병 주사 등 5대 접종을 모두 받았는지를 확인한다. 다른 반려견이 감염되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체크인을 마치면 편의용품, 배변 봉투, 수제 간식 등이 들어가 있는 파우치를 준다. 파우치는 고급스러운 면 소재라, 그 자체로서 상큼한 기분을 준다.

시원한 전망의 소노펫클럽&리조트 [사진/성연재 기자]

시원한 전망의 소노펫클럽&리조트 [사진/성연재 기자]

◇ 골프장 잔디에서 달리는 반려견들

파우치를 챙겨 바다네 가족만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반려견과 엘리베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바다네는 객실 문을 열었다. 고급스러운 내장재와 약간은 어두운 듯한 조명이 특이한 느낌을 줬다. 반려견의 안정을 위해서 최적의 조도를 맞췄다고 한다.

객실 바닥은 특히 관절 부상을 막기 위해 미끄럽지 않은 석재로 마감이 됐다.

거실에 놓인 반려견 방석은 대형견도 훌쩍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컸다.

거실에 놓인 반려견 방석은 대형견도 훌쩍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사진/성연재 기자]

거실에 놓인 반려견 방석은 대형견도 훌쩍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크다. [사진/성연재 기자]

바다네 가족을 따라 베란다로 나가 보니 반려견 놀이터인 '플레이 그라운드'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왔다.

새파란 잔디가 깔린 놀이터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줬다. 운동장에는 자격을 갖춘 '펫 매니저'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반려견 전문 교육기관 '독핏'(DogFit)과 일본 반려견 캐어 전문가 '야마다리코'가 참여한 6주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일부 펫 매니저는 반려동물행동교정사 1급과 반려동물관리사 1급,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1급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어서 내려가 바다를 뛰어놀게 하고 싶다는 바다네 식구의 의견에 따라 함께 내려갔다.

이들의 등장은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 사실 바다는 최근 한 외국 광고 영상에 출연한 적이 있을 정도로 외모가 수려하고 유순하다.

잔디밭을 달리는 바다와 보라 [사진/성연재 기자]

잔디밭을 달리는 바다와 보라 [사진/성연재 기자]

보라 또한 필자가 펴낸 반려견 여행책 주인공으로 알음알음 아는 사람들이 많은 반려견이다.

이들이 시원하게 잔디밭을 뛰는 모습은 소형견 견주들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지금까지 소형견만을 접했던 펫 매니저들마저 잇따라 감탄사를 내질렀다.

"와 쟤들 달리는 것 좀 봐. 정말 시원하다."

특히 바다는 너무 행복한지 잔디 바닥에 배를 드러낸 채 누워서 애교를 떨었다.

반려견은 아주 행복하거나 주인과 교감하지 않으면 배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만큼 행복하다는 뜻이다.

잔디가 너무 좋아 잘 살펴보니 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켄터키 블루 그래스다. 어떻게 반려견 놀이터에 이런 잔디를 심을 생각을 했냐고 물었더니 이곳이 원래 파3 골프장이었다고 한다.

한 소형견 가족이 레스토랑인 '띵킹독'에서 반려견과 식사하고 있다. [사진/성연재 기자]

한 소형견 가족이 레스토랑인 '띵킹독'에서 반려견과 식사하고 있다. [사진/성연재 기자]

◇ 레스토랑에서 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식사

두 반려견은 한참을 뛰더니 배가 고픈지 슬슬 입구로 향했다. 1층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인 '띵킹독'(Thinking Dog)은 반려견과 견주가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반려견 메뉴 중 '닭고기를 견들인 펫푸드'와 '연어를 곁들인 펫푸드'를 하나씩 시켜봤다.

널따란 반려견 카페 뒤쪽 구석에는 바닥에 큰 바위가 그대로 자리 잡고 있다. 실내지만 바위를 그대로 살려 놓았는데, 거기에 반려견을 묶을 수 있는 홀더가 있다.

10분을 기다리니 진동이 울렸다. 사람 음식과 반려견 음식이 같은 배식구에서 나왔다.

음식을 찾아와 반려견들에 줬는데 바다는 신나게 먹지만, 보라는 전혀 먹지를 않는다. 뭔가 탈이 난 것인지 걱정이 된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바다가 체크인할 때 받은 목줄을 씹는다. 체크인한 반려견은 이동 시나 레스토랑에서는 반드시 소노펫에서 나눠준 목줄을 해야 한다.

견주 김씨가 주의를 시키려는 순간, 이미 목줄은 끊어졌다. 단 몇 번을 씹었는데 목줄이 끊긴 것이다. 최근까지 대형견은 받지 않았기에 대비를 차마 못 했던 것 같다.

반려견 전용 메뉴[사진/성연재 기자]

반려견 전용 메뉴[사진/성연재 기자]

직원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달려와 새 줄을 줬다. 조만간 대형견을 위해 아주 튼튼한 줄을 준비할 것이라고 한다.

워터파크인 오션월드 등은 반려견 동반 출입이 되지 않으므로 반려견을 맡길 수 있는 '보딩'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센터에는 반려동물 행동 과정을 마친 '펫 마스터'가 상주하고 있다.

◇ 매너 필요한 공동생활

바다네는 식사를 한 뒤 다시 잔디 운동장으로 나갔다. 보라도 함께 나가 달렸다.

그러던 순간 갑자기 보라가 몸을 웅크리고 응가를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비상사태다. 모든 견주의 이목이 쏠린 찰나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

때마침 갖고 다니던 패드를 깔았더니 그 위에 일을 봤다. 그제야 보라가 그 맛나게 보였던 음식에 입에 대지 않았던 것이 이해됐다. 볼일이 급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반려견이 운동장에 소변을 볼 경우에는 반드시 물을 뿌려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잔디가 상하기 때문이다. 이때 사용하는 물을 이곳에서는 '매너 워터'라고 한다.

반려견이 운동장에 소변을 볼 경우 뿌려주는 '매너 워터' [사진/성연재 기자]

반려견이 운동장에 소변을 볼 경우 뿌려주는 '매너 워터' [사진/성연재 기자]

내친김에 산책을 나서기로 했다. 리조트 바로 옆에는 '비발디 포레스트'라는 산책 코스가 있는데, 반려견도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산책로는 주차장을 지나야만 했다. 이 부분이 다소 신경이 쓰였지만, 그곳을 지나니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숲길이 펼쳐졌다.

약간 급한 오르막을 5분가량 올라가니 땀이 쏟아진다. 무인 카페 '가스리'에 들어가니 반려견 두 마리가 더 좋아한다. 카페 안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나오지 않으려는 반려견 두 마리를 끌고 다시 나왔다.

이 산책로는 대명 리조트를 이용하는 일반 고객들과 공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구간이다. 따라서 반려견을 대동하고 산책할 때에는 목줄을 바짝 잡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비발디 포레스트를 산책하는 바다 [사진/성연재 기자]

비발디 포레스트를 산책하는 바다 [사진/성연재 기자]

가벼운 산책 뒤 내려와 주차장에서 바다네 식구와 인사를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다네가 야간에 놀이터에서 노는 사진을 보내왔다. 인스타에 올라간 사진은 '좋아요'가 500개가 넘었다.

반려견 여행에 대한 반려견 인구의 관심을 알 수 있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0년 9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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