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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공격하는 세균의 '면역 회피' 전략

송고시간2020-08-18 15:09

세균 외막 소포로 독소 분비→면역세포 자멸사 유도

호주 모내시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에 논문

녹농균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녹농균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독일 막스 플랑크 감염 생물학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우리 몸에 침투한 병원성 박테리아(세균)는 독소(endotoxins)를 분비해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박테리아의 독소가 염증 반응을 일으켜 면역세포의 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를 유도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세균 독소가 직접 면역세포를 공격해 자멸사로 내모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호주 모내시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박테리아는 면역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별도의 독소를 분비했고, 이런 독소 공격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면역세포가 이를 감지해 자멸사의 길로 갔다.

모내시대 생체의학 발견 연구소의 토마스 네이더러 박사팀은 17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병원성 세균은 감염이 진행되는 동안 미토콘드리아를 공격하는 균체 내 독소를 외막 소포(outer membrane vesicles)에 실어 내보냈다.

그러면 이 독소는 면역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면역세포의 자멸사 유도 물질을 활성화했다.

세균 독소가 곧바로 면역세포를 죽이진 않지만, 우회적으로 면역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셈이다.

이 발견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박테리아의 교묘한 면역 반응 회피 전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세균의 미토콘드리아 공격을 차단하는 약물 개발이 새로운 치료 표적이 될 거로 보인다.

아울러 지속적인 면역 반응과 염증, 그리고 이에 따른 세균 감염성 조직 손상을 예방하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이번에 실험한 세균 중에는 병원 내 감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다제내성(multi-drug resistant) 녹농균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녹농균과 요로 병원성 대장균, 임균 등 3개 종만 실험했다. 하지만 다른 세균에 실험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올 거로 과학자들은 예상한다.

네이더러 박사는 "그동안 균체 내 독소의 면역세포 파괴를 차단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라면서 "그런데 이제 더 중요할지도 모른 다른 독소로 초점이 옮겨졌다"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임상용 치료제 연구를 진행하면서 이미 개발된 항암제 등을 세균 감염 치료제로 용도 변경할 수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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