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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블록·상고머리' 안된다는 학교…인권위 "자기결정권 침해"

송고시간2020-08-16 18:18

"두발 형태는 개인 인격 발현 수단…학교 규정 개정해야"

두발제한 폐지 요구하는 학생들
두발제한 폐지 요구하는 학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학교 규정을 이유로 '투블록' 등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을 금지하고 학생들에게 스포츠머리만 허용하는 것은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16일 인권위에 따르면 대구에 있는 사립 남자고등학교인 A고는 '학생생활규정'을 근거로 학생들의 머리 형태를 스포츠형으로만 제한하고 6주마다 두발을 검사했다.

이 학교의 학생생활규정은 '앞머리는 손으로 누른 상태에서 눈썹 위 이마 일부가 드러나야 하고, 옆머리는 귀가 분명하게 드러나야 하며, 뒷머리는 옷깃에 닿지 않는 스포츠형 머리'로 두발규정을 뒀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윗머리와 아랫머리에 층을 주는 '투블록'을 하거나, 옆머리와 뒷머리는 짧게 하고 앞머리만 길게 하는 '상고머리'를 했다가 두발검사에서 단속됐다.

학교는 두발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을 상대로 일정 기간 후 재검사를 한다. 학생이 두발 점검 등 생활지도에 4차례 불응할 경우 징계 처분될 수 있다.

A고 학생 4명은 이같은 방침이 과도한 두발규제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학교 측은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적법하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학생생활규정을 제정했다"며 "학생들이 자의적으로 규정을 해석해 변형된 두발 형태를 하고 다닌 것"이라고 인권위에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 수단의 하나인 두발 형태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과 국제협약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고,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학생생활규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내용상으로 실질적 정당성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며 "두발규제의 교육적 목적을 고려해도 제한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두발 형태 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학생생활규정을 개정하라고 A고에 권고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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