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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받은 스페인어권 문학상 '정치색' 논란

송고시간2020-08-15 01:08

베네수엘라 주관 로물로 가예고스상 두고 "독재정권 선전도구" 비판 제기

2007년 가르시아 마르케스 두상 옆에서 연설하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2007년 가르시아 마르케스 두상 옆에서 연설하는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베네수엘라 소설가의 이름을 딴 로물로 가예고스 문학상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상과 더불어 스페인어권에서 제법 권위를 인정받는 문학상이다.

베네수엘라가 수여하는 이 문학상이 오는 11월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거센 정치 논란의 대상이 됐다고 14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로물로 가예고스상은 베네수엘라 대통령령으로 제정돼 스페인어로 쓰인 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1967년부터 시상됐다.

초대 수상자는 노벨문학상(2010년) 수상자인 페루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였고, 5년 후인 1972년 두 번째 수상자는 역시 노벨문학상(1982년)을 받은 콜롬비아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였다.

이 밖에도 멕시코의 카를로스 푸엔테스, 스페인의 하비에르 마리아스, 칠레의 로베르토 볼라뇨 등 스페인어권 유명 작가들이 수상자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상도 빠르게 권위를 얻었다.

상금도 8만유로(약 1억1천만원)로 적은 편이 아니다.

로물로 가예고스상 초대 수상자인 페루 바르가스 요사
로물로 가예고스상 초대 수상자인 페루 바르가스 요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 상은 최근 문학을 넘어 정치 논란의 대상이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편집자인 구스타보 게레로는 AFP에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2005년 정부가 심사위원단 구성에 개입하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다며 "그때부터 상이 자주성을 잃기 시작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초반엔 5년마다, 1987년부터는 2년 주기로 수여하다 2015년 마지막 시상 이후 베네수엘라 경제난 등으로 미뤄져 이번에 5년 만에 수상자를 내게 됐는데 수상자 발표 전부터 논란이 거세다.

스페인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작가 로드리고 블랑코 칼데론은 주최측인 로물로 가예고스 중남미연구센터가 지난달 공개한 180여 편의 후보작 면면을 본 후 이 상이 "차베스 독재를 정당화하는 선전 도구"라고 비판했다.

그는 AFP에 "심사위원들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차베스주의에 연관돼 있다. 문학상을 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여러 명의 다른 베네수엘라 작가들도 동조했으며, 파나마에 거주 중인 작가 마리아 페레스 탈라베라는 심사 대상으로 거론된 자신의 작품을 후보에게 빼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베네수엘라 작가 카리나 사인츠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사정을 고려할 때 "상금을 줄 수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주최 측은 반박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가 미디어를 통한 공격의 일환으로 국제적으로 가치 있는 로물로 가예고스상을 망가뜨리려 한다"고 비난했다.

직전 수상자이자 심사위원단 일원인 콜롬비아 작가 파블로 몬토야도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 기고문에서 "심사위원과 후보 작가들이 정권의 노리개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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