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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하차도 사고 공무원 법적 책임 선례되나

송고시간2020-08-13 11:31

재해로 인한 배상책임 사례 많지만 공무원 처벌 사례는 드물어

경찰 수사 자료 검토해 신병처리 수위·입건 범위 고심

부산 지하차도 침수 현장 감식 나선 경찰
부산 지하차도 침수 현장 감식 나선 경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김선호 기자 = 지난달 23일 폭우에 3명이 숨진 부산 지하차도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관할 지자체 공무원의 신병처리 수위와 범위를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재해로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가 배상책임 판결을 받은 사례는 많지만 담당 공무원이 처벌된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사고가 재해 사고 때 공무원의 주의의무와 법적 책임 기준을 명시하는 선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사고가 발생한 초량 제1지하차도 관리와 통제 등의 업무를 맡은 동구청 공무원의 신병처리 수위와 범위를 검토 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수사팀은 사고 직후 동구청으로부터 지하차도 관리 업무에 관한 자료 일체를 넘겨받았고, 지난달 30일에는 사고 현장 감식, 지난 10일에는 압수수색을 진행해 구청 내부 CCTV 영상과 담당 공무원 4명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종합적으로 조사해왔다.

담당 공무원과 부구청장 등 7명에 대해서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상태다.

CCTV로 본 부산 지하차도 침수 모습
CCTV로 본 부산 지하차도 침수 모습

[부산 동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수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입건 범위와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세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적극적, 고의로 해당 업무를 회피한 직무유기 혐의보다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14년 1월 대법원은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업무상 과실은 업무와 관련한 일반적·추상적인 주의의무 위반만으로 부족하고 그 업무와 관련한 구체적·직접적인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과실로 이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뜻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판례를 보면 그동안 폭우 등으로 인한 지하차도나 터널 등의 침수로 인명·재산피해가 났을 경우 지자체가 재해 예방 직무를 소홀히 한 이유로 대체로 지자체의 과실을 인정해왔지만, 공무원이 직접 처벌받은 사례는 드물다.

수사팀은 동구청이 호우주의보·경보 시 대책 회의, 감시원 배치, 지하차도 통제 등을 하게 돼 있는 자체 매뉴얼은 물론 호우경보 시 위험 3등급 도로를 사전에 통제하는 행정안전부 지침을 따르지 않은 정황을 이미 파악했다.

물폭탄에 초토화된 부산…침수된 지하차도 갇혔던 3명 숨져
물폭탄에 초토화된 부산…침수된 지하차도 갇혔던 3명 숨져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부산지역 한 법조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수사상황만 본다면 경찰이 동구청 공무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충분히 검찰에 송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만 수사나 재판에서 공무원이 매뉴얼을 인지하기가 쉽고 당연한 상황이었는지가 쟁점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도 "수사팀이 지하차도 관리 매뉴얼을 법적 의무로 볼 수 있는지, 인명피해가 예견되는 상황인데도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는지,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은 것과 사망사고의 직접적인 인과관계 여부 등을 두루 살펴보고 결론을 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사팀은 동구청 외에 경찰의 초기 대처나 소방본부가 일선 직원의 수차례 구조 요청에도 뒤늦게 구조대를 출동 시켜 골든타임을 놓치진 않았는지도 함께 확인하고 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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