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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항소법원, "경찰 안면인식 기술 사용은 위법" 판결

송고시간2020-08-12 07:01

인권 및 정보보호법 위반…경찰에 너무 많은 재량권 부여도 지적

지난해 9월 판결 뒤집어…향후 다른 나라 및 판결에도 영향 전망

런던 쇼핑센터 앞에서 열린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런던 쇼핑센터 앞에서 열린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경찰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사실상 안면인식 기술과 관련한 전 세계 최초 판결의 일환으로,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AP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은 이날 전 자유민주당 지방의회 의원 출신인 에드 브리지스가 인권그룹인 '리버티'(Liberty)와 함께 제기한 소송에서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안면인식 기술 사용이 인권과 정보보호법에 위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경찰이 너무 많은 재량권을 갖고 있고, 기술 사용에 있어 명백한 지침 역시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9월 고등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경찰의 손을 들어주면서, 해당 판결이 전 세계에서 안면인식과 관련한 첫 판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리지스와 '리버티'의 대리인인 메건 골딩 변호사는 이날 판결 직후 "법원은 반(反)이상향의 감시 도구가 우리의 권리를 위반하고 자유를 위협한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정부는 기술의 위험성을 깨닫고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이번 판결에 상고하지는 않겠지만 기술 발전과 전개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성명에서 "안면인식 기술의 목적은 대중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범죄자를 확인해 위험 인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있다"면서 "대중은 모든 가능한 방법과 기술을 사용해 그들을 보호하는 것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브리지스는 2017년 12월 쇼핑을 하러 카디프 시내에 나갔다가 인근에 정차해있던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감시 밴을 지나갔다.

브리지스는 경찰이 동의 없이 자신의 데이터를 캡처하면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5년 6월부터 런던과 사우스 웨일스, 레스터셔 경찰이 안면인식 기술을 시범 도입했다.

감시 밴 등을 통해 주변 대중 얼굴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경찰이 갖고 있는 범죄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이같은 안면인식 기술이 시민 안전을 개선하고, 경찰이 범죄자와 테러리스트 등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기술은 전체주의적이며, 경찰이 대중의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할지가 투명하지 않다고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안면인식 기술이 흑인이나 소수민족에 차별적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정보보호법에도 위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DNA나 지문채취와 달리 경찰의 안면인식 기술 사용 및 데이터 수집과 관련한 특별한 규제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이에 브리지스는 경찰의 안면인식 사용이 위법한 만큼 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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