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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라던 '발화지점 그림자 분석법', 알고 보니 표절

송고시간2020-08-12 06:00

충남소방본부 대대적 홍보…6년 전 경찰관 학위논문과 같은 원리

그림자 활용 화재원인 분석법
그림자 활용 화재원인 분석법

2014년 경찰관 석사논문 자료(왼쪽)와 2020년 충남소방본부 자료.

(홍성=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소방본부가 전국 최초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발화지점 그림자 분석법'이 6년 전 한 경찰관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현직 경찰관 A씨와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열린 화재조사 학술대회에서 천안서북소방서의 '광원과 그림자의 특성을 이용한 영상매체 분석기법' 연구가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충남소방본부는 지난달에는 이 연구를 토대로 전국 최초로 '화염 그림자를 이용한 화재원인 분석기법'을 개발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충남소방본부의 기법은 10년 가까이 화재 현장을 조사해온 경찰관 A씨의 2014년 석사학위 논문 '화염 그림자의 영상분석을 통한 최초 발화지점 확인에 관한 연구' 내용과 규명 방식이 같다.

2014년 발간한 석사 논문
2014년 발간한 석사 논문

[논문 제작자 본인 제공]

논문에서 A씨는 화재현장 불길과 인접해 있는 물건(피사체)의 그림자 사진이나 영상 등을 분석해 발화지점을 추적하는 기법을 제시했다.

최초 발화지점이 폐쇄회로(CC)TV에 찍히지 않더라도 화재현장 불빛으로 생긴 여러 피사체 그림자를 일직선으로 연결하면 CCTV 화면 밖 어느 한 지점에서 만나는데, 그곳을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충남소방본부가 제시한 방식도 이와 유사하다.

이 기법은 A씨가 논문을 바탕으로 2015년 발간해 일부 대학 소방학과와 소방서 등에서 교육용 자료로 활용되고 있는 '화재조사 이론과 실무' 책에도 소개돼 있다.

그림자 분석으로 발화지점 찾기
그림자 분석으로 발화지점 찾기

[충남도 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충남소방본부는 A씨의 선행 연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마치 자체 개발한 것처럼 포장해 발표했다.

A씨가 최근 충남소방본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연합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충남소방본부는 조용히 '전국에서 처음'이라는 문구만 삭제한 정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A씨에 대한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수정된 보도자료
수정된 보도자료

[충남소방본부 배포]

충남소방본부 관계자는 "담당 소방관이 A씨의 논문은 보지 않고 시판된 책만 봤다"며 "그림자 분석기법을 논문으로 올리려 한 게 아니라 다음 달 있을 소방청 주관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에만 제출하려던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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