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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 언론 재갈 물리나…홍콩 경찰 200명 '빈과일보' 사옥 급습(종합2보)

송고시간2020-08-10 16:22

빈과일보, 中 지도부 비리 보도하고 시위진압 경찰 폭력 비판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등 최소 7명 '홍콩보안법 위반' 체포

7월 1일 반중 시위대·29일 학생조직 이어 세 번째 무더기 체포

홍콩 경찰에 체포된 반중 언론재벌 지미 라이
홍콩 경찰에 체포된 반중 언론재벌 지미 라이

(홍콩=EPA 연합뉴스)

(선양·서울=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안승섭 기자 =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1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빈과일보 사옥에는 200여 명의 홍콩 경찰이 들이닥쳐 임원들을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벌여 반중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동방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의 홍콩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이날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 소식통은 지미 라이가 외국 세력과 결탁, 선동적인 언행, 사기 공모 등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와 홍콩 친중파 진영은 그를 외세와 결탁해 송환법 반대 시위를 배후조종하는 인물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이날 오전 200명이 넘는 홍콩 경찰은 정관오 지역에 있는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최고경영자(CEO)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 등을 체포했다.

청 CEO는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차우 CFO는 사기 공모 혐의로 체포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비슷한 혐의로 지미 라이의 두 아들도 이날 오전 체포됐다. 현재 해외에 있는 지미 라이의 최측근 마크 시먼에게도 지명수배가 내려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빈과일보의 모기업인 '넥스트 디지털' 운영에 있어 지미 라이 등이 부정을 저질렀다는 친중파 단체 홍콩정연회(香港政硏會) 등의 고발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체포된 사람은 최소 7명이며, 추가 체포가 있을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경찰은 이날 빈과일보 압수수색에서 편집국 등을 배제했다고 밝혔지만, 홍콩 야당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수색은 언론계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기본법(홍콩의 실질적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공민당은 "경찰이 이처럼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한 것은 홍콩보안법을 구실로 '백색 공포'를 조장하고 언론의 자유를 억눌러 홍콩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지미 라이 체포 등은 홍콩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7일 미국 재무부가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 등 중국 본토와 홍콩 고위 관리 11명에 대해 동시에 제재를 가하자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는 "야만적 내정 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홍콩 경찰이 출입 차단한 빈과일보 본사
홍콩 경찰이 출입 차단한 빈과일보 본사

(홍콩 EPA=연합뉴스) 홍콩의 대표적 반(反)중국 언론매체인 빈과일보의 본사 출입구에 10일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이 둘려 있다. 이 신문사의 사주인 지미 라이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해 논란이 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날 자택에서 체포됐다. sungok@yna.co.kr

이날 지미 라이의 체포는 지난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후 이 법을 적용한 세 번째 체포 사례가 된다.

지난 1일 홍콩 주권반환 기념 시위에서는 360여 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남성 6명과 여성 4명 등 10명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시위 현장에서 경찰을 공격한 23세 남성은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음으로 기소됐다.

이 남성은 '광복홍콩 시대혁명'의 깃발을 오토바이에 꽂은 채 시위 진압 경찰을 향해 돌진해 체포됐으며, 국가 분열 선동과 테러리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9일에는 16∼21세 학생 4명이 국가 분열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당시 체포된 학생들은 지난해 송환법 반대 시위 때 학생들의 시위를 이끈 조직인 '학생동원'(學生動源·Studentlocalism) 전 구성원들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학생동원은 홍콩보안법 시행 직전에 홍콩 본부를 해체하고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체포된 학생들이 홍콩 독립을 지향하는 조직을 만들어 '홍콩공화국'을 건립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는 홍콩보안법 시행 후 홍콩 민주파 진영에 대한 강도 높은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9월 6일 홍콩 의회인 입법회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1년 연기됐으며,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黃之鋒) 등 민주파 인사 12명은 출마 자격마저 박탈당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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