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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학생 심리방역 체계도 '비상'

송고시간2020-08-08 07:08

학생정서행동 검사 3개월 늦춰지고 대면 상담도 불가

자해 등 고위험 학생관리 사각지대…"온라인 상담만으론 한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상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하는 사이 학생 정신건강 실태 파악 및 치료 등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였다.

그동안 교육 당국은 '학교·지역교육지원청·외부 기관 간 협력체계'로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을 관리해왔는데, 주로 '대면'으로 이뤄졌던 이 관리 체계가 사실상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기초조사인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완료 시기가 개학 연기 및 온라인 수업 준비 등으로 4월 말에서 7월 말로 3개월가량 늦춰졌다.

교육 당국은 매년 학기 초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벌여 전문가의 추가 검사나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우선관리대상) 학생을 파악한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 2차 검사(면담)를 거쳐 심각도에 따라 학교가 관리하거나, 지역교육청 상담 기관인 Wee(We· Education·Emotion)센터가 심층 상담을 진행한다.

약물 등 치료가 시급한 학생들은 병원 진료로 이어진다.

작년에만 학생 1만8천171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고, 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16억여원이 지원됐다.

교육 당국은 이 모든 과정을 정서행동특성검사 이후인 5월부터 신속하게 진행하는데, 올해는 8월이 돼서야 2차 검사가 시작된 것이다.

[제작 정연주] 사진합성, 일러스트

[제작 정연주] 사진합성, 일러스트

정서행동특성검사 대상이 아닌 학생들의 심리상태는 보통 학기 초 담임교사 또는 학교 내 상담교사와의 면담으로 확인하는데,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니 이 또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온라인 상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상담 내용이 캡처돼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보안상의 문제, 표정이나 행동 등 비언어적 탐색이 불가하다는 상담 한계 등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의 관리 사각지대도 커지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900명이 넘는 자해·자살 시도 학생이 상담이나 검사 등으로 파악됐는데, 올 1분기(1∼3월)엔 단 11명만 파악됐다.

위기상황에 처한 학생들의 상담, 돌봄, 숙식을 돕는 가정형 위센터 이용 인원도 작년 43명에서 올해 19명(7월말 기준)으로 줄었고, 신청 인원이 몰려 대기자도 많았던 병원형 위센터는 감염병 문제로 한때 운영조차 하지 않았다.

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센터 이주영 장학사는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면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에 쉽게 걸리듯이 심리 면역력이 약해지면 분노,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불안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런데 코로나로 대면 상담에 제약이 생겨 '심리 면역'이 약해진 학생들을 파악하고 도와주는 게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장학사는 "학교 방역과 학력 문제만큼이나 학생들의 심리 상태에도 관심을 갖고, 비대면 시대에 효과적인 상담, 치료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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