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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채·송전탑 설치로 '와르르'…산사태 피해 주민들 '분통'

송고시간2020-08-06 16:45

지반 약해지고 잔가지도 방치…"물길 확보 등 정리했어야"

(충주·제천=연합뉴스) "이걸 천재지변이라고만 할 수 있나요"

지난 2일 30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충북 북부지역에서 산사태 등 피해를 본 주민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워낙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인재도 피해 발생에 한몫했다는 주장이다.

산사태 피해 본 집
산사태 피해 본 집

[천경환 기자 촬영]

충주시 엄정면 명지마을에서 만난 이 모(65)씨는 "비도 비지만 벌목으로 지반이 약해져 피해가 커졌다"며 "나무뿌리를 캐내서 땅이 초토화됐는데 물 폭탄을 당해낼 재간이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중호우로 지은 지 2년밖에 안 된 이씨의 새집은 엉망이 됐다.

집 내부가 토사로 뒤덮였고, TV 등 가재도구도 망가졌다.

그는 토사가 들이칠 때 맨발에 속옷 차림으로 겨우 집을 빠져나왔고 했다.

김 모(68)씨도 송전탑 설치를 위한 벌목 작업을 비판했다.

송전탑 주변
송전탑 주변

[천경환 기자 촬영]

김씨는 "굵은 나무들이 있었으면 이렇게 많은 토사가 내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전기 공급을 위한 송전탑 설치는 이해하지만, 벌목했으면 주변 정리를 잘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방치된 잔가지가 배수로를 막아 피해가 커졌다"고 토로했다.

김씨가 지목한 송전탑 주변에 산사태 흔적이 아직 남았다.

이수영(69) 충주시 산척면 이장단협의회장도 "산에 길을 낸다고 벌목을 한 뒤 나뭇가지와 줄기를 그대로 방치해 이번 수해 때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비가 많이 내려 방치된 나무가 떠내려오면서 민가를 덮치고 물길을 막았다.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둑이 터지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피해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의 유 모씨는 이날 산사태 피해를 본 집안의 가재도구를 정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 산사태 피해 현장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 산사태 피해 현장

[박재천 기자 촬영]

유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피해를 본 것은 분명하지만, 원인은 복합적이지 않겠느냐"며 부분 벌채한 뒷산 쪽을 가리켰다.

지난 2일 뒷산의 계곡에서 물이 강물 흐르듯 거세게 흘러내려 창고와 차고를 흔적도 없이 삼켰고, 집안에도 토사가 들이닥쳐 혼비백산한 채 몸을 피했다고 했다.

유씨는 "산에서 바위만 한 돌들이 마당에 굴러내렸고, 펄도 가득 찼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천시 봉양읍 새둑마을의 조모(54)씨도 택지 조성지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하천을 막은 탓에 농경지 유실 피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택지 조성지
택지 조성지

[천경환 기자 촬영]

택지개발 지역 아래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그는 "20년 동안 비가와도 아무 일이 없었는데 4천여평에 달하는 논밭을 주택 용지로 개발하면서 이 사달이 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발도 좋지만, 땅을 뒤엎었으면 옹벽 설치 등으로 물길을 확보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박재천 이승민 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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