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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난리 처음" 홍수경보에 몸만 빠져나온 여주 주민들

송고시간2020-08-02 15:25

여주 청미천변 원부리 30여명, 옷 몇벌 챙겨 부랴부랴 점동초로 대피

(여주=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원부리에 산 지가 50년인데, 피난까지 온건 처음이에요. 밤에 비가 더 온다는데 걱정입니다."

원부리 주민에게 점심 나눠주는 대한적십자사
원부리 주민에게 점심 나눠주는 대한적십자사

[류수현 기자 촬영]

2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점동초등학교 1층 과학실로 대피한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청미천 원부교 인근 원부리 주민들은 청미천 원부교에 홍수경보가 발령되자 갈아입을 옷 몇벌만 겨우 챙기고 마을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마을 이장이 안내 방송을 통해 대피를 유도했고, 시청과 면사무소 직원들도 나서 일일이 이들을 대피시켰다.

2일 원부교 인근에서 바라본 마을
2일 원부교 인근에서 바라본 마을

[한종찬 기자 촬영]

점동초 1층 과학실에 모인 주민 10여명은 저마다 보온 매트가 깔린 바닥과 책상에서 대한적십자사가 제공한 점심을 먹고 있었다.

김춘택(68·남)씨는 "오전 10시 조금 넘어 마을을 나설 때 보니 교량이 잠길 듯 하천물이 찰랑찰랑했다"며 "혹시나 해서 책과 가전제품만 우선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A(75·여)씨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평소 챙겨 먹는 약도 못 챙기고 휴대전화만 가지고 나왔다"며 "오후부터 비가 더 온다는데 혹시나 우리 집이 물에 잠기는 건 아닐까 걱정"이라고 했다.

홍수경보 발령 난 원부교
홍수경보 발령 난 원부교

[한종찬 기자 촬영]

이날 오후 한 중년 남성은 마을에 거주하는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학교를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그는 교실 한편에서 쉬고 있던 어머니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점동초에는 3개 교실에 주민 200여명 중 30여명이 모여있다.

주민들 가운데는 아직 자택에 머물거나 다른 가족의 집을 찾아간 경우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자정부터 오후 2시까지 점동면에는 101㎜의 많은 비가 내렸다.

마을과 인접한 청미천 원부교에는 현재 홍수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한때 하천 수위는 관심, 주위, 경계, 심각 등 4단계 가운데 심각 단계(수위 7.6m)에 근접한 7.38m까지 상승했다.

대피소 점동초에서 쉬고 있는 원부리 주민들
대피소 점동초에서 쉬고 있는 원부리 주민들

[류수현 기자 촬영]

지금은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수위는 6.83m로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원부교 인근에서 바라본 마을 안 모습은 물이 성인 발목까지 잠길 정도여서 일부 주택은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

점동초를 찾은 이항진 여주시장은 "고령의 어르신들은 이동하는 데 불편하다 보니 미리 대피하도록 조치했다"며 "청미천 상류인 안성과 이천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렸고, 밤에도 비 예보가 추가로 있어 오늘 중으로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점동초는 내일 학생들이 등교할 예정이라 주민들은 오후 2시 40분께 옆에 있는 점동중학교로 이동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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