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잠긴 문 따고 강제집행 예고한 법원…인권위 "주거자유 침해"

송고시간2020-08-03 06:10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강제집행 대상인 부동산이라도 법원 집행관이 기존 거주자에게 예고 없이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간 것은 주거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집을 비운 사이 법원 관계자가 강제로 잠금장치를 풀고 들어와 최고장을 붙였다며 A씨가 제기한 진정에 대해 모 지방법원 지원장에게 인권교육 실시를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일선 법원의 업무를 총괄하는 법원행정처장에게도 부동산 인도집행 최고장을 붙이는 과정에서 강제로 문을 여는 관행을 개선토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인권위는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법원은 경매를 통해 A씨의 집을 B씨에게 인도하라고 결정했다. B씨는 한 달 뒤 강제집행을 신청했다.

법원 집행관은 집행 예고문을 붙이기 위해 A씨가 살던 집에 갔으나 문이 잠겨 있었다. 집행관은 문을 강제로 연 뒤 '2주 안에 자진해서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내용의 예고문을 벽에 붙였다.

인권위는 "A씨에게 사전에 연락한 사실이 없으므로 법원 집행관의 개문(문을 엶) 행위는 적법한 강제력 행사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사집행법 제5조에 따르면 집행관은 필요한 경우 주택이나 창고 등을 수색하거나 잠긴 문을 여는 등 조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집행 대상인 물건을 채무자가 숨겨놓았을 때나 해당하지 집행 예고장을 붙이는 경우에까지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인권위 판단이다.

인권위는 "집행관은 A씨가 부재중인 경우 전화해 자진 인도를 독촉하거나, 최고장을 송달하는 등 이해를 덜 침해하는 방법을 쓸 수 있었다"며 "일방적으로 잠금장치 해제 후 최고장을 붙인 것은 주거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인권위는 "이런 행위가 집행 실무에서 관행이 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집행관 개인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고 소속 기관장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xin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