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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넷플릭스와 코로나19 시대의 한류

송고시간2020-08-01 10:30

주간 ‘아사히’표지인물 현빈
주간 ‘아사히’표지인물 현빈

일본 넷플리스에서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간 ‘아사히’ 6월 26일호 표지인물로 나온 배우 현빈. [김민정 제공]

일본 내 한류 드라마의 인기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 기류를 타면서 KBS의 '겨울연가'는 한국 드라마에 새 지평을 열었고, 이후 한국 문화는 '한류'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졌다.

그렇게 시작된 한국 문화 붐은 일본에서 혐한 바람이 불며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같은 아이돌 그룹의 인기는 여전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만 머무르는 일본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도 한국 드라마다.

예를 들어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 대해 자전적 소설 '창가의 토토' 저자이자 방송인인 구로야나키 데쓰코는 "밤새고 봤다"며 "요즘 한국 드라마 정말 재미있다"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또 모델 후지타 니콜은 "사랑의 불시착이 끝나 삶의 재미가 사라졌다"고 했으며, 댄스그룹 에그자일 멤버인 이와타 다타노리는 "후반부를 보며 눈물을 훌쩍였다. 푹 빠졌다. 추천한다"고 남겼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선언을 내린 올해 4월 이후 일본 넷플릭스 드라마 랭킹 10위권에 한국 드라마가 3~4편씩 올라왔다. 7월 중순인 현재도 '사랑의 불시착'이 2위, '이태원 클라쓰'가 3위로 열기가 식지 않는다.

야시마학원대학 이케우치 히로미 교수는 "잘 생긴 현빈과 귀여운 손예진, 그 밖의 출연진 모두가 매력적이며 무엇보다 각본이 훌륭하다"면서 "가족애와 이성 간 사랑을 갈등으로 버무린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평했다.

물론, 우익 성향 잡지 '데일리 신조'는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북한에 가고 싶어 하는 젊은 여성들이 급증했다며, 북한 생활이 미화된 작품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잡지 '아에라'는 한국 드라마에서 눈을 뗄 수 없다며, 일본인들이 몰랐던 북한의 생활과 농촌 모습을 통해 따뜻함과 그리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고, 북한을 딱딱한 군인들의 사회로만 그리지 않고 보통 사람들을 통해 생생하게 연출한 드라마는 처음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일본에서는 연애물·청춘물의 경우 10대를 시청자로 만드는 데 비해, 한국은 가벼운 소재도 무게를 갖고 그린다는 점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고베여학원대학 우치다 다쓰루 교수는 남북 분단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얘기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 이 드라마는 역사적으로 크게 공헌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주간 ‘아사히’표지인물 박서준
주간 ‘아사히’표지인물 박서준

일본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주간 ‘아사히’ 7월 24일호 표지인물로 나온 배우 박서준. [김민정 제공]

왜 일본 드라마가 아닌 한국 드라마가 코로나19 확산에 지친 일본인에게 위로가 되는 것일까? 넷플릭스는 2019년 실존하는 성인물 감독 무라니시 도루의 얘기를 그린 '살색의 감독 무라니시'(이하 무라니시)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드라마다. 성인물 감독의 일생을 과격하게 표현한 이 드라마는 일본 공영방송에서 절대로 방송될 수 없다는 한계를 넷플릭스를 통해 극복했다.

일본 제작사들은 이 기획의 실현으로 표현의 자유가 확대됐다고 환호했다. 하지만 그 자유가 성적인 부분에 한정된 게 일본 드라마의 한계였다. 그래서인지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무라니시 이후 소노 시온 감독의 '사랑 없는 숲'이 공개됐으나 역시 과격한 성적 표현만 화제가 됐을 뿐이다. 이어 최근 나온 '주온' 시리즈도 실제로 일어난 사건에서 힌트를 얻어 공포물로 재해석했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살인 사건을 오락물로 삼아도 되는지,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윤리 문제를 포함해 의견이 분분하다.

성적 표현과 폭력이 난무하는 충격적인 소재에, 실화의 꼬리표까지 붙은 '과격한' 일본 드라마가 놓친 부분은 한국 드라마가 가진 주제의 보편성과 시청자와의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김민정
김민정

게이오대학 졸업, 일본외국어대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재일 작가, 번역가 |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등 저서 외에 '애매한 사이' '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등 다양한 도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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