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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컷] 탈북민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쉽게 월북? 사랑의 불시착인줄"

송고시간2020/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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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지난달 18일 새벽, 택시를 타고 인천 강화도 월미곳으로 향한 탈북 청년 김모(24) 씨.

김씨는 이 일대 철책 아래 배수로의 낡은 구조물을 빠져나가 한강에 입수했고, 조류를 이용해 헤엄쳐 북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탈북 작가 김주성 씨)

"엄청 많이 놀랐죠."(탈북민 박은선 씨·가명)

"그냥 죽으러 간 거죠."(탈북민 심하윤 씨)

김씨의 월북은 지난달 2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

그러자 우리 군 당국이 북한 보도 전까지 김씨 월북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허술한 군 경계 태세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또 김씨가 지난 6월 지인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사실도 알려져 경찰의 탈북민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도 나왔습니다.

김씨 재입북 소식에 탈북민들은 이렇게 쉽게 월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주요 월북 루트인 중국의 북한 접경 지역은 물론 제3국을 택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속 주인공 현빈과 손예진이 남북을 '쉽게' 넘나드는 비현실적인 상황도 떠올랐다고 합니다.

김주성 작가는 "놀라움과 동시에 얼마 전 유행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생각났다"며 "드라마니까 가능했지만, 주인공 남녀가 '여유롭게' 분계선을 넘어서 한국으로 오지 않나. 완전 비현실적인데 그걸 연상시키는 월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를 알고 지냈다는 심하윤 씨도 "배수로를 통해 북한으로 그렇게 쉽게 넘어갈 정도로 그쪽이 뚫려 있나"라며 "불안감이 사실 없지 않아 있다. 전문적으로 훈련받는 사람들 수십 명이 내려와도 우리는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에 따르면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재입북 탈북민은 약 29명에 달합니다.

또 통일부는 최근 5년간 북한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재입북자는 총 11명이라고 밝혔는데요.

그중 국내 한 방송에 출연하다 2017년 재입북한 임지현 씨는 북한 대외선전용 매체를 통해 남한 체제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재입북할 경우 이처럼 체제 선전에 이용되거나, 정치범으로 분류돼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북한연구소장을 지낸 정영태 동양대학교 석좌교수는 "일시적으로 이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 남한 사회 부조리 때문에 왔다고 체제 선전에 활용하는 측면"이라며 "이와 관련이 없을 때는 그야말로 정치범으로 분류돼 상당히 심한 처벌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 판단된다. 사형 같은 처벌도 크게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탈북민들도 관대하게 용서해 준다는 북한 당국의 회유를 믿지 않습니다.

심씨는 "불 보듯 뻔하지 않나"라며 "'장군님이 계신 이 나라가 세상에서 제일 살기 좋다' 이런 선전을 할 것이다. 죽는 건 시간 문제고, 본인은 아마 지금쯤 얻어맞으면서 엄청난 후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작가도 "북한이 자수하면 관대하게 용서해주는 척하지만 이미 자본주의 물을 먹고 온 사람들을 방치하지 않는다"며 "(김씨의 경우) 벌써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라고 씌우는 걸 보니 완전히 이용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북한에선 탈북자를 변절자·배신자라고 하는데, 제 발로 돌아와도 사회나 주민들에게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관대 정책은 말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탈북민들이 목숨 걸고 탈출한 북한에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뭘까요.

주로 남한에서의 생활고나 사회 부적응, 북에 두고 온 가족 걱정, 북한의 회유 등이 재입북 이유로 꼽힙니다.

김 작가는 "여기서 열심히 일해 돈도 보내주고 하는 과정에서 부모님들이 '보고 싶다. 와라. 보위부 쪽에서도 용서해준단다'는 식으로 회유, 기만하는 경우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박은선 씨도 "예전에 북한으로 아기와 같이 올라갔던 부부는 정말 열심히 살던 가족이었다"며 "'생활고, 어렵다. 주변 사람들이 무시한다'는 소리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습니다.

김씨의 경우 성범죄 혐의 처벌의 두려움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폭행 혐의로 인해) 자기는 인생이 막혔다고 생각한 거죠. 그럴 바엔 '부모 형제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자'란 생각을 하게 되지 않았을까…."(김 작가)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의 탈북민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탈북민은 3만3천670명. 이중 소재지가 파악되지 않은 불명자는 900명가량입니다.

신변보호 담당인 경찰은 탈북민을 세 등급(가~다)으로 나눠 관리하는데, 관련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체계적인 매뉴얼도 없습니다. 탈북민 중엔 이를 감시 및 통제로 여겨 연락을 두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형사들 연락을 거부하는 탈북민들도 상당히 있어요. 김씨처럼 범죄 혐의 신고가 된 상태에선 (경찰이) 특별히 조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탈북민 관리의 구멍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박은선 씨)

강동완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도 신변을 보호하는 경찰이나, 지역별 정착 지원 기관인 하나센터의 상담사 수가 탈북민보다 현격히 적어 형식적인 측면이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무조건 인원을 늘려야 한다기보다 관련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은정 기자 이성원 인턴기자 김혜빈 / 내레이션 이성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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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8/02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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