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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찾아보기 어려운 개신교계에서 설립 움직임 '꿈틀'

송고시간2020-07-31 14:17

'민주기독노조 추진위' 결성·8월말께 설립 목표…"교회 내 부조리에도 목소리"

십자가
십자가

촬영 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노동조합'을 찾아보기 어려운 개신교계에서 노조 설립이 본격 추진돼 귀추가 주목된다.

31일 개신교계에 따르면 최근 교계에서는 해고를 겪은 부목사와 법률가, 노동운동가, 신학생 등 10여명을 중심으로 '전국민주기독노동조합 추진위원회(가칭·이하 추진위)'라는 단체가 꾸려졌다.

교계에는 보통 1년씩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부목사를 비롯해 전임·교육전도사, 사무장, 찬양대 지휘자와 반주자 등 교회와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일하는 이들이 많다. 전국적으로 약 30∼40만명이 될 것으로 추진위는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개별 교회는 물론 교단 내에서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조의 존재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노조 거부감이 있는 데다 교회 사역을 노동으로 바라보지 않는 문화가 팽배한 탓에 근로자성 인정을 두고는 논란이 벌어진다.

국내 양대 개신교단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의 경우 교단 헌법 시행 규정을 통해 교회 직원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것은 물론 직원이 노조를 조직하거나 가입할 수 없도록 원천 차단했다.

추진위는 이런 현실을 고려해 교계 내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노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개별 교회나 교단 구분 없이 교계에서 노동자로 일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가입 대상이 될 수 있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엄태근(43) 목사는 31일 전화 통화에서 "교회에서는 담임목사와 부목사 간에 군대보다 더한 종속관계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봉건적이고 전근대적인 문화"라며 "부목사가 담임목사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나 해고가 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가 만들어지면 이런 문제는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엄 목사 또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일하다 원하지 않게 나왔다.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추진위는 현재 민주노총 측과 노조 설립, 가입 문제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8월 말께 노조를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단체는 노조 설립 외에도 교계 내에서 부조리하다고 판단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추진위는 이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단의 동성애 대책위원회가 지난해 인천 퀴어축제에서 성 소수자들에게 축복을 한 이동환 목사를 두고 '반기독교적 행태'로 비난한 것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 목사는 성 소수자를 축복했던 일로 현재 교단 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엄 목사는 "노조를 세우는 과정부터 교회 내 부조리한 면도 적극적으로 알려갈 계획"이라며 "참된 교회를 세워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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