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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비대면'이 최대 장점인 캠핑 즐기며 '떼캠'?

송고시간2020-08-01 11:00

캠핑장 곳곳에서 삼삼오오 술자리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지난 24일 밤 강원도 원주의 한 무료 야영장을 찾아 '차박'을 했다.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씨여서인지 휴가철임에도 캠핑장에는 빈 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마음에 드는 장소에 주차하고 나니, 옆 텐트 내에서 한 남성이 나와 공손한 말투로 "지인 가족과 함께 하려 하니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필자는 마스크 차림으로 대화를 했다. 어색한 상황을 만들기 싫어 차를 다른 자리로 옮긴 뒤 자리를 폈다.

그의 말대로 곧 다른 가족이 도착했고, 여러 가족이 타프(그늘막)를 친 뒤 같은 자리에 섞여 앉았다. 이른바 '떼캠'이었다.

무슨 레저활동이든 떼를 지어서 하는 행태에는 '떼'라는 접두어를 붙인다. 떼를 지어 드라이브하는 것을 '떼빙'이라고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음 날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린 뒤 해가 잠시 나 바로 옆 계곡에 잠시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하는 캠핑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성연재 기자]

여러 가족이 함께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하는 캠핑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성연재 기자]

단독으로 움직인 필자는 다른 사람들과 섞일 일은 없었다.

잠시 계곡의 청량함을 느낀 뒤 간단하게 차 내부를 정리하고 아침 일찍 철수했다.

차를 몰고 나오면서 사람들이 캠핑장 이곳저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이 보였다.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그 불안감은 안타깝게도 며칠 뒤 현실이 됐다.

필자가 캠핑한 것과 같은 시기인 지난 24∼26일 홍천의 한 캠핑장에서 함께 캠핑한 여러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는 일이 발생했다.

캠핑 시 음주도 나홀로… [사진/성연재 기자]

캠핑 시 음주도 나홀로… [사진/성연재 기자]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들이 인터넷 동호회에서 만난 수도권과 강원도에서 온 가족들로, 2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위험에서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던 캠핑을 통해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막연하게 불안해할 것이 아니라 감염자들의 사례를 꼼꼼히 살펴보며 위험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온 국민이 움직이는 휴가철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국민들이 휴가에 떠난 상태다. 우선 이들이 캠핑 모임을 하면서 같이 식사를 했는지 여부를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식사하면서 대화 도중에 비말이 튀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확진자들 사이에서 단체 식사, 음료, 대화 등의 활동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아무리 아웃도어라 할지라도 다른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감염을 조사한 홍천군 보건소 김정미 소장은 "저 개인적으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다른 가족과 식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시민들이 이런 상식적인 수칙을 지켜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가족과 섞이지 않는 나만의 캠핑을 즐기는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다른 가족과 섞이지 않는 나만의 캠핑을 즐기는 모습 [사진/성연재 기자]

블랙야크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한 번에 같이 움직이는 모임을 피해 가족 단위 등 소규모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특히 좁은 공간에서 밀접한 환경이 조성되는 캠핑 시에는 일행 이외에는 최대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핑 등 아웃도어가 비대면 레저활동으로 각광받았던 것은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해 야외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식사와 수면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여러 가족이 어울려 식사를 하거나 접촉을 할 경우에는 비대면의 장점이 사라지게 된다.

캠핑 동호회인 아웃티어 관계자는 "타인과 접촉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코로나 시대 캠핑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이런 비대면 원칙을 무너뜨려 가족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캠핑 짐을 꾸릴 때부터 떼캠을 피할 수 있는 '미니멀'한 장비를 챙기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캠핑ABC 장홍근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의 캠핑은 철저히 가족만의 캠핑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면서 "음식 재료도 가족이 먹을 만큼만 준비해 다른 가족과의 접촉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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