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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명장 열전] ④ "조각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목공예 김규영 명장

송고시간2020-08-02 09:01

조형예술고 출신 40년 목공예 인생…초중고 학생 일반인 후학 양성

"한국문화 미래 이끌 힘…4차 산업 시대 전통예술 기술 존중받아야"

목공예 40년 김규영 명장
목공예 40년 김규영 명장

[촬영 조정호]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저는 나무를 잡고 조각을 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부산 남구 유엔평화로 골목길에 자리 잡은 광안공예연구소에서 만난 김규영(61) 명장.

그는 대한민국 공예 명장답게 조각 예찬을 펼쳤다.

우리 전통문화를 수십년간 고수하는 고집 센 예술가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그를 만나면서 눈 녹듯 사라졌다.

그냥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처럼 다정한 인상이었다.

그의 작업 공간에는 목공예 작품을 만들기 위한 밑그림과 주로 사찰에서 볼 수 있는 목공예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가 배출한 제자들이 만든 작품도 전시돼 있었다.

목공예 김규영 명장
목공예 김규영 명장

[촬영 조정호]

작업실 한쪽에서 김 명장이 제작하는 목공예 작품도 볼 수 있었다.

전설에 나오는 용이 여의주를 품고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모습이 화려한 디자인으로 펼쳐졌다.

그는 사찰 창건 설화를 표현한 대작으로 일본에서 수주한 것이라고 했다.

김 명장은 "일본에서도 우리나라 목공예 디자인 능력과 창의력을 인정한다"며 "30년 넘게 일본 사찰 등에서 의뢰를 받아 많은 작품을 수출해 왔다"고 말했다.

작업실에는 김 명장이 객원교수로 지도하는 국립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이 목공예 작품을 다듬고 있었다.

작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부산대 교수와 제자들도 보였다.

그곳에는 지역 예술가와 학생 등이 함께 모여 작품을 기획하고 협업하고 그 과정에서 기법을 전수하는 그야말로 열린 작업실이었다.

목공예 김규영 명장
목공예 김규영 명장

[촬영 조정호]

"문화가 사회 원동력이고 미래를 이끌어가는 힘입니다. 초중고 학생, 대학생, 직장인, 주부, 은퇴자들도 조각을 배우고 있습니다. 취재하러 온 당신(기자)도 도전해 보세요."

김 명장은 어릴 때 할머니와 부모, 형제 등 7식구가 방 한 칸에 살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다.

나무를 갖고 놀면서 조각에 친숙했던 그는 학비가 무료인 국립 한국조형예술고에 진학했다.

학교 수업을 마친 이후와 방학 때에는 조각을 잘하는 전문예술가를 찾아다니며 허드렛일을 하며 어렵게 조각 기술을 익혔다.

그는 고3 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일본 회사가 차린 부산 최대 목공예 공장에 취업했다.

목공예 소질을 갖췄고 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워 공장장까지 맡았다.

1987년 일본 회사가 만든 부산 목공예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김 명장은 직접 목공예 공장인 광안공예사를 차렸다.

김 명장은 "한국 인건비가 올라 일본 회사가 폐업하고 중국으로 갔지만, 일본 사찰과 가정집 등에서 수요가 많아 창업했다"며 "사찰의 창건 설화를 조각하는 등 문화 콘텐츠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금도 일본에서 주문이 쇄도해 대부분 작품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영 목공예 작품
김규영 목공예 작품

[촬영 조정호]

우리 전통문화를 더 많이 전파하고 문화를 배우려는 사람을 양성하고 싶었던 그는 2013년 부산시 공예 명장, 2016년 공예 부문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해 인증을 받았다.

한국디자인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인 그는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숙련 기술을 가진 장인정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빛을 발할 것으로 믿는다.

김 명장이 현재 초중고 학생을 상대로 한 창의공방, 체험학습을 지도할 뿐만 아니라 주민 자치 프로그램으로 공예지도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 명장은 "우리 민족 마음속에 있는 고유한 문화를 끄집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런 의식 없이 작업하던 학생들이 협업하면서 흥미를 느끼고 자신의 숨은 소질을 발견해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예술가로 성장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가구업체로 성장한 스웨덴 이케아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다"며 "전통문화에 창의적인 시각을 부여하는 노력과 열정, 기술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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