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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가치의 모든 것

송고시간2020-07-29 14:24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자본론 행간 읽기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가치의 모든 것 = 마리아나 마추카토 지음, 안진환 옮김.

경제적 혁신의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이 간과됨으로써 가치 창조에 대한 이론이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것은 물론 부가 역기능적으로 분배된다고 지적한 '기업가형 국가'를 써 주목을 받았던 저자가 그 논의의 연장 선상에서 '부는 무엇이며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더욱 본질적 문제를 파고든다.

저자는 중상주의, 중농주의, 고전경제학과 한계효용학파 등 가치 이론의 역사를 살펴보고 국부 측정 이론의 대두, 은행과 금융산업의 발전 및 그 과정에서 초래된 여러 문제를 분석한다.

그리고 현대의 금융 위기와 경제 위기의 핵심에 가치보다 가격에 집중하는 구조적 문제가 깔려 있다고 진단한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단기적으로 주당 순이익을 높이고 경영자와 주주에게 가는 몫을 키우지만, 장기적인 투자를 막고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재무성과에 치중하는 기업 행태는 무익하고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실리콘 밸리로 대표되는 기업의 혁신은 그동안 자본주의의 새로운 동력으로 추앙받았으나 일부 기업의 막대한 이윤과 시장 점유율은 그들이 창조하는 가치에 비해 과도한 것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인터넷, 시리, GPS, 터치스크린 등 기술 개발과 신약의 개발 등에는 공공기관의 지원이 들어가지만, 독점적인 수익은 기업의 몫이다. '리스크는 사회화되고 보상은 사유화되는' 혁신의 모순이다.

공공 영역의 역할은 단지 혁신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료, 교육 등 사회적 서비스 분야에서도 단순히 부의 재분배를 넘어 부를 창출하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

저자는 또한 정부가 지출만 하는 주체가 아니라 투자의 주체이고 리스크를 감수하는 주체이기도 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리스크만 사회화할 것이 아니라 보상도 사회화할 필요가 있음이 분명해진다고 강조한다.

공공 기관이 리스크뿐만 아니라 보상도 함께 나누는 체제가 되면 민간 기업이 공적인 투자와 보조금에서 혜택을 입었을 경우 그 대가로 즉각적인 수익성이 있지 않은 다른 활동에도 일정 정도 관여하게 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민음사. 524쪽. 2만3천원.

[신간] 가치의 모든 것 - 1

▲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자본론 행간 읽기 =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이수현 옮김.

끊이지 않는 세계 경제 위기와 탐욕적이고 착취적인 자본주의에 대한 반대 운동으로 다시금 조명받는 마르크스, 특히 그의 사상의 진수라고 할 '자본론'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지를 해설한다.

먼저 마르크스가 직접 출간한 것은 제1권뿐이고 엥겔스가 남은 저작들을 추가했지만, 결코 완성되지 못했던 '자본론'의 원고와 집필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마르크스가 헤겔과 리카르도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넘어섰는지를 분석하며 마르크스의 가치론 논쟁에서 제기된 일부 쟁점들과 '자본론'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위치를 규명한다.

이어서 자본주의 경제 위기에 대한 마르크스의 생각을 자세히 탐구하고 마르크스 사상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생각한다.

저자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를 명확히 하는 것은 우리가 자본주의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도 도움이 된다. 내가 그의 저작을 붙잡고 씨름한 끝에 받은 인상은 마르크스의 저작들이 우리 시대에도 정말 놀라울 만큼 신선하고 적절하다는 것"이라고 썼다.

책갈피. 496쪽. 2만5천원.

[신간] 가치의 모든 것 - 2

▲ 느린 폭력과 빈자의 환경주의 = 롭 닉슨 지음, 김홍옥 옮김.

폭력이란 보통 시간적으로는 즉각적이고 공간적으로는 폭발적이거나 극적인, 즉 바로 눈앞에서 충격적으로 펼쳐지는 사건이나 행동을 지칭한다.

그러나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게 일어나는 폭력, 시공을 넘어 널리 확산하는 시간 지체적 파괴, 일반적으로 전혀 폭력으로 간주되지 않는 오랜 시간에 걸쳐 벌어지는 폭력에 주목한다. 바로 '느린 폭력(slow violence)'이다.

저자는 1984년 인도 보팔에서 일어난 유니언 카바이드 공장의 가스 유출 사건과 이 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설을 쓴 인드라 신하, 석유 기업 셸과 셰브론의 석유 추출로 피해 본 나이저강 삼각주 극소수 민족을 대변하다가 나이지리아 정권에 의해 처형당한 작가 켄 사로위와 등 대표적인 작가·활동가와 그들이 주목한 느린 폭력의 사례를 제시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미국 등 초강대국과 초국적 기업들이 부유하고 평화로운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 차원에서 다채로운 폭력을 은밀하게 저질러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처럼 지역적, 국가적, 세계적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안보를 위협하고 있는,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느린 폭력에 맞서기 위해 초국가적으로 더욱 강력한 연대를 구축해야 하며 활동가의 지구력과 뉴미디어의 순발력을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코리브르. 580쪽. 3만2천원.

[신간] 가치의 모든 것 - 3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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