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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주일째 정전인데…'을'인 침수 피해 임차인의 막막한 호소

송고시간2020-07-29 14:08

지하 침수로 120개 점포 정전·단수…"영업 재개 꿈도 못 꿔"

임대인·관리인은 구청 탓, 구청은 임대인과 논의하라

전기와 수도가 끊겨 침수 피해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해 쓴 곰팡이
전기와 수도가 끊겨 침수 피해를 제대로 복구하지 못해 쓴 곰팡이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일주일째 전기·수도가 복구 안 돼 건물에 곰팡이가 생겼는데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난 23일 밤 부산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부산 연제구 N 상가 임차인 A씨는 "피해 복구가 한시가 급한데 임대인은 구청 탓만 하고 있고 구청은 사유 재산이니 임대인과 피해 복구를 논의하라고 하니 답답하다"며 하소연했다.

지상 3층 규모인 이 건물은 개별 분양 상가 120개가 모여있다.

이 건물은 지난 23일 밤 내린 집중호우로 지하와 음식점, 약국, 옷가게 등 51개 점포가 모여있는 1층 전체가 침수됐다.

임차인(상인)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긴 상황에서 힘겹게 복구에 나섰고 지하에 가득 찬 물은 침수 나흘이 지난 이달 27일에서야 모두 빼냈다.

더 큰 문제는 지하에 있는 전기실이 침수되면서 상가 전체에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A씨는 "집에서 물을 떠 와 점포 청소를 했다"며 "에어컨을 틀어 내부를 말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점포에 곰팡이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중호우 당시 물이 가득 찬 점포
집중호우 당시 물이 가득 찬 점포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상황이 이런데도 건물 관리자와 임대인들이 피해 복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비상 변압기나 발전기조차 설치되지 못해 6일째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해당 상가 건물을 이용하고 있는 임차인들은 영업 재개는 둘째치고 피해 복구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하소연했다.

A씨는 "전기 복구가 제일 급한데 한 임대인이 위원장으로 있는 건물 관리위원회는 구청 탓만 하고 있고 구체적인 복구 계획을 알리지 않고 있다"며 "주말께 비상변압기를 설치한다는 이야기가 들렸는데 이 또한 임차인이 내는 관리비로 충당한다고 해 임차인 비상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민법 제623조 임대인 의무를 살펴보면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

즉 책임소재는 다음에 따져 추후 소송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임대인들은 임차인에게 전기나 수도 등 기반 시설을 즉각적으로 복구해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은하 김현윤 대표 변호사는 "민법에서 임대인은 자연재해 등 불가항력이나 귀책 사유와 상관없이 임대 이익을 얻고 있는 한 수선의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침수 피해 입은 상가 건물
침수 피해 입은 상가 건물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당 건물 또 다른 상가 임차인 B 씨는 "코로나19로 심각한 피해를 봤는데 또다시 침수 피해를 봐 막막하다"며 "해마다 비 피해가 나는 지역인데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지자체나 일부 연락도 안 되는 '나 몰라라'하는 임대인 사이에 낀 임차인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상가 건물 관리위원장은 "이 일대는 해마다 침수되는데 대처하지 못한 구청에 책임이 있다"며 "피해 복구나 상가 운영 문제에 대해서는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handbroth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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