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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끈 놓지않도록…과테말라 교사 '찾아가는 자전거 교실'

송고시간2020-07-28 01:02

27세 교사, 코로나19 속 원격수업 쉽지 않은 학생들 집 직접 찾아가

자전거 이동교실에서 비닐을 사이에 두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학생을 지도하는 과테말라 교사 익스코이
자전거 이동교실에서 비닐을 사이에 두고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학생을 지도하는 과테말라 교사 익스코이

[A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많은 학생들이 학교 대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지만, 누구나 온라인 수업의 여건을 갖춘 것은 아니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학교에 올 수 없고 원격 수업도 쉽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이동 교실'과 함께 직접 학생 집으로 찾아가는 과테말라 교사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과테말라 서부 산타크루스델키체에 사는 교사 헤라르도 익스코이(27)는 코로나19로 학교들이 문을 닫은 지난 3월 모아둔 돈으로 중고 성인용 세발자전거를 샀다.

바이러스 차단용 비닐을 씌우고, 화이트보드를 붙이고, 오디오 수업자료를 틀기 위한 작은 태양전지판까지 설치해 '자전거 이동교실'을 만들었다.

자전거 이동교실에서 수업하는 과테말라 교사와 학생
자전거 이동교실에서 수업하는 과테말라 교사와 학생

[AP=연합뉴스]

그는 매일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학생들 집을 돈다. 가능하면 모든 학생 집에 일주일에 두 번씩을 가려고 한다.

학생 집으로 가면 익스코이는 자전거 교실 안에, 학생은 집 안이나 마당에 책상을 펴놓고 마주 앉아 수업을 한다.

둘 사이엔 비닐이 있고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막대 걸레도 걸쳐져 있다.

익스코이의 이동교실은 궁여지책으로 탄생한 것이다.

학교가 문을 닫은 후 그는 학생들에게 원격 수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됐다. 그가 메신저로 보낸 학업 지도에 학생들은 응답하지 못했다.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인터넷 데이터는 사치였고 기본적인 통화기능만 있는 휴대전화엔 화상수업에 필요한 앱을 깔 수조차 없었다. 이 지역 문맹률이 42%에 달하는 탓에 학부모들이 집에서 자녀를 지도하기도 쉽지 않았다.

학생 집으로 찾아가는 과테말라 교사
학생 집으로 찾아가는 과테말라 교사

[AP=연합뉴스]

집에 갇혀 학업의 끈을 이어가기 힘들었던 학생들에겐 익스코이의 이동교실이 더없이 반갑다.

선생님이 오는 시간에 맞춰 공책과 연필을 준비한 채 문 앞에서 기다리던 오스카르 로하스(11)는 "선생님이 잠깐밖에 못 오시지만 많은 것을 배운다"고 AP에 말했다.

하루하루 먹고살기도 힘들고 아이들을 가르칠 여력은 더욱더 없는 학부모들에게도 직접 찾아와주는 선생님이 너무 고맙다.

익스코이는 "어느 날 한 학생 어머니가 집에 먹을 게 하나도 없다고 하시더니 수업이 끝난 후 음식을 주셨다. 먹을 것을 좀 얻었는데 반을 나눠주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그날 집에 돌아오면서 울었다"고 말했다.

과테말라 교사의 자전거 이동수업
과테말라 교사의 자전거 이동수업

[AP=연합뉴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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