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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가 보여주는 또 다른 현재…영화 '소년 아메드'

송고시간2020-07-25 08:00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벨기에의 거장 장 피에르·뤽 다르덴 감독은 현재를 사는 현실적 인물을 기교 없는 핸드헬드로 담아낸다. 사회적 문제를 포착하는 시선은 담담하되 예민하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모국 벨기에는 2015∼2016년 유럽에서 잇달아 발생한 테러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벨기에의 감옥이 파리 테러 주범 등 극단주의자들의 양성소로 지목됐고, 국제공항과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 시내 한복판에서 테러가 발생했다.

벨기에는 유럽에서도 무슬림 인구 비율이 높고, 이민자나 이민자의 후손인 이들은 빈곤과 차별에 시달린다. 청소년들은 종교와 신념의 문제로 혼란을 겪고 일부는 극단주의에 발을 들여놓는다. 파리와 브뤼셀에서 테러를 저지른 이들 대부분은 20대 청년이었다.

영화 '소년 아메드' 스틸
영화 '소년 아메드' 스틸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벨기에는 물론, 세계적 문제가 된 이 사건을 지켜본 다르덴 감독은 이슬람 극단주의의 교조적 가르침에 빠져들기 시작한 13살 무슬림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년 아메드'를 통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번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뻔한 배경 음악 없이 속내를 알 수 없는 소년의 뒤를 따라가는 영화는 여느 스릴러 못지않은 서스펜스를 이어간다. 카메라와 함께 소년의 뒤를 따라가는 관객은 그가 어디로 향하고 어떤 행동을 벌일지 내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아메드(이디르 벤 아디)는 아랍계 아버지와 벨기에 혈통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엄마를 '술주정뱅이'라고 비난하고 화해의 포옹마저 기도하려고 씻었다며 거부한다.

한 달 전만 해도 게임에만 몰두했던 아메드가 왜 갑자기 변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쿠란(이슬람 경전)을 지퍼백에 넣어 소중히 간직하고, 기도 시간과 규칙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독실한 신자를 넘어 독선적인 이맘(이슬람교 지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곧이곧대로 흡수한다.

어릴 적부터 자신을 가르쳐 준 돌봄 교실 교사 이네스(미리암 아케듀)가 유대인 남자친구를 만난다며 '배교자'라고 생각한 아메드는 결국 '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고 이네스를 해치려다 실패해 소년원에 간다.

소년원에서 아메드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기도를 계속하지만, 지도사와 상담사 앞에서 자신이 변했다며 순응하는 척하고 뒤에서는 치밀하게 흉기를 준비해 기어코 움직인다.

그런 아메드가 유일하게 흔들리는 순간은 솔직하고 당당하며 건강한 또래를 만났을 때다.

소년원 외부 활동으로 나간 농장의 소녀 루이즈(빅토리아 블록)는 아메드의 유난스러운 행동에 "네가 믿는 종교에서는 그래?"라며 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먼저 키스를 하지만, 개종하라는 아메드의 요구에는 단호하게 돌아선다.

'로제타'(1999)와 '더 차일드'(2005)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받은 다르덴 형제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소년 아메드'로 감독상을 받았다.

7월 3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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