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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국방과학연구소 50년…괴물미사일·AESA레이더 개발

송고시간2020-07-25 08:00

탄두중량 2t '현무-4' 성공…AESA레이더 장착 KF-X 시제기 내년 출고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대통령 친필 휘호 표지석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대통령 친필 휘호 표지석

[ADD 홍보책자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나라 지키는 연구소! 과학기술로 승부하는 세계 일류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군 신무기 개발의 산실로 평가받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대외적으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다. 1970년 '자주국방의 초석'을 기치로 창설된 ADD는 8월로 50주년을 맞는다.

소총 한 자루 만들 수 없었던 국방과학기술 불모지에서 K-9 자주포, 해성(함대함 유도무기), 현무(탄도미사일), 천궁(지대공 유도무기), 현궁(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비궁(소형 유도 로켓), 청상어와 홍상어(대잠수함 유도무기), KT-1 기본훈련기 등을 만들어냈다.

현재는 전략·비닉(비밀리 감춤)·비익(非益)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무 계열 등 전략무기와 사이버전 분야 등 외부에 알리지 않고 개발 중인 비닉무기, 경제성이 떨어져 민간에서 개발하지 않는 비익 무기 등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퇴직 연구원들에 의한 기밀 유출과 ADD 본청 보안체계 허술로 지탄을 받았던 ADD가 탄두 중량 2t의 '괴물미사일' 현무-4 개발에 성공하고,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기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만들어 내달 출고식을 한다.

ADD, 500㎞ 이상 현무계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ADD, 500㎞ 이상 현무계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장면

[국방부 제공]

◇ 사거리 800㎞·탄두 중량 2t '현무-4' 성공…벙커버스터 2∼3배의 파괴력

ADD는 3년 전부터 현무-4 개발에 착수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으로 '2017 개정 미사일 지침'이 채택되면서 개발에 들어갔다. 개정 미사일 지침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이다.

기존 미사일 지침은 한국군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800㎞로 제한하고, 800㎞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을 넘지 못하게 했다. 사거리 500㎞와 300㎞의 탄도미사일에는 각각 1t, 2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지난 3월 충남 태안의 ADD 안흥시험장에서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현무-4 비공개 시험 발사가 있었다. 고각으로 시험 발사된 2발 중 1발은 목표 수역 인근에 떨어졌지만, 1발은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시행한 시험 발사에서 성공했다고 군의 한 소식통이 25일 전했다.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은 그간 비밀리에 개발되어 시험 발사도 비공개리에 진행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은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500㎞), 현무-2C(800㎞) 등이다. 현무-3(1천㎞)은 순항미사일이다. 사거리 300㎞의 현무-2A 탄두 중량은 1.5t으로, 한국군에 실전 배치된 현무 계열 중 가장 중량이 크다.

탄두 중량이 2t인 현무-4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급에 버금가는 고위력의 파괴력을 갖춰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탄두 중량 2t은 미국에서 개발해 가공할 파괴력을 갖춘 GBU-28 레이저 유도폭탄(탄두 중량 2.2t)보다 2∼3배의 파괴력과 관통능력을 가질 것이라고 군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탄두 중량 2t 규모의 미사일은 마하 7∼8가량의 속도로 지상에 낙하하므로,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GBU-28 및 벙커버스터(GBU-57)보다 2∼3배의 파괴력과 지하 관통력을 가진다는 것이다. 사실상 방사성 물질이 들어가지 않는 전술 핵무기급의 한국군 전략무기로 평가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ADD를 방문해 신형 탄도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첨단 무기를 시찰한 뒤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지만, 세계 최고 수준 탄두 중량을 갖춘 탄도미사일을 성공한 데 대해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미사일 기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군 관계자들은 현무-4를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전시된 AESA 레이더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전시된 AESA 레이더

(대전=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대전 유성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첨단 무기와 군사장비를 시찰한 뒤 연구진과 가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구소 로비에 마련된 간담회장에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맨 오른쪽)가 전시돼 있다. 2020.7.23
utzza@yna.co.kr

◇ KF-X시제기 장착 AESA레이더 출고…"하드웨어 완벽·소프트웨어 불안"

ADD는 KF-X 시제기에 장착할 AESA 레이더를 내달 출고한다. ADD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AESA 레이더 시제품이 출고되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옮겨진다. KAI는 내년 상반기 쯤 출고되는 KF-X 시제기에 이 레이더를 장착한다.

그간 기계식 레이더를 개발해왔던 국내 방산업체들이 1천여개 표적을 동시 추적·탐지할 수 있는 AESA 레이더를 독자 개발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5년 미국에 AESA 레이더와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EO TGP), 전자전 재머 통합 등 4개 기술 이전을 요청했다.

KF-X 개발에 핵심적인 이들 기술은 미국 F-35A를 도입할 때 정식 계약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이 대외 유출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기술인지 알면서도 한미동맹 관계를 고려해 미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미측은 그해 4월 도움 요청을 거절했다.

당장 국내에서 AESA 레이더를 개발하더라도 KF-X에 들어가는 다른 미국 기술과 레이더 체계를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비관론이 우세했다. 전문가들도 10년 내로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최첨단 기술을 국내 개발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거들었다.

'KF-X 눈'에 해당하는 AESA 레이더는 공중전에서 적기를 먼저 식별하고 지상의 타격 목표물을 찾아내는 데 필수적인 장비다.

레이더 안테나의 송수신 소자 수백∼수천 개를 판 형태로 고정한 채 레이더 빔을 쏘는 방식이다. 레이더 안테나 축을 기계적으로 회전시키며 레이더 빔을 쏘는 기계식 레이더보다 동시에 여러 개의 목표물을 탐지 추적할 수 있다.

AESA 레이더의 정보처리 속도는 기계식 레이더보다 1천배가 빠르고 전투능력도 3∼4배가량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F-15K나 KF-16 전투기는 기계식 레이더를 쓰고 있지만, F-22나 F-35 스텔스 전투기는 AESA 레이더를 탑재했다.

AESA 레이더는 엄청난 고열이 발생하는 데 전투기 기체 맨 앞부분에 둥근 형태로 장착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고열을 식혀주는 냉각 기술 개발이 난제로 꼽혀왔다.

기술 문제로 한국의 전투기 개발 꿈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비등하자 국방부가 수습에 나섰다. 국방부는 2015년 10월 KF-X의 4가지 핵심기술 중 3가지는 상당히 확보됐다고 밝혔다. AESA 레이더 기술을 제외한 IRST, EO TGP, RF 재머 등의 기술을 함정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것이다.

이후 한미간 협의가 다시 시작됐고, 2016년 4월 미국 록히드마틴사 인력 12명이 한국에 들어와 KF-X 사업의 본 계약자인 KAI에 대한 기술 지원 임무를 수행했다. 미국 정부도 2015년 11월 KF-X 개발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요청한 21개 기술항목에 대해 수출허가(E/L)를 승인했다.

공개된 KF-X AESA 레이더 입증시제
공개된 KF-X AESA 레이더 입증시제

(용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한화시스템 용인 레이더연구소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사업(KF-X)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입증시제 공개행사'에서 연구원들이 AESA 레이더 근접전계 챔버에 설치된 레이더를 살펴보고 있다. 2017.7.13 xanadu@yna.co.kr

그리고 2017년 7월 ADD 주관 아래 KF-X AESA 레이더 시제 개발업체인 한화시스템이 AESA 레이더 '입증 시제'(기술 검증 모델)를 만들어 공개했다. 입증 시제는 AESA 레이더 하드웨어의 국내 개발능력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만들었다.

ADD는 AESA 레이더 입증 시제를 이스라엘 방산업체 엘타사로 보내 송·수신 장치와 결합하고 지상시험 및 비행시험을 성능을 검증했다. 이 입증 시제를 토대로 KF-X 기체 앞부분에 실제로 장착하는 '탑재 시제'가 개발됐다.

군 소식통은 "AESA 레이더 시제품은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완벽한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다만, 소프트웨어 부분은 여전히 불안한 측면이 있고, KF-X 기체와 통합시키는 부분도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ADD를 방문해 AESA 레이더 개발 성공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우려를 많이 했는데, 국방과학연구소가 보란 듯이 AESA 레이더 등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내고 있다"며 "덕분에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공개된 한국형 전투기(KF-X)
공개된 한국형 전투기(KF-X)

(서울=연합뉴스) 서울 ADEX 2019에서 최초 공개된 차세대한국형 전투기(KF-X). 2019.10.20 [서울 ADEX 2019 운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개발비 8조8천억원 투입 KF-X, 내년 시제기 출고…F-35A와 비슷한 형상

KF-X는 길이 16.9m, 높이 4.7m, 폭 11.2m로 개발된다. 최대 추력은 4만4천lb(파운드), 최대 이륙중량은 2만5천600㎏으로,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천200㎞), 항속거리는 2천900㎞다.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인 독일제 IRIS-T, 유럽제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지상 정밀폭격이 가능한 BLU-109 레이저유도폭탄(LJDAM) 등을 탑재할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유도무기(한국형 타우러스) 무장도 가능하다.

KF-X 외형은 미국 F-35A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한 4.5세대 전투기다. F-35A는 5세대로 꼽힌다.

개발비만 총 8조8천304억원이 투입되는 KF-X 사업은 2016년 1월 시작돼 2018년 6월 기본설계가 완료됐다. 현재 세부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세 설계가 마무리되고, 부품 제작이 진행 중이다.

시제 1호기는 2021년 상반기에 출고된다. 이어 2022년 상반기 초도 비행시험을 시작해 2026년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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