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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시험지 훔치고 답안지 고치고…성적 지상주의의 일그러진 자화상

송고시간2020-07-24 07:00

(서울=연합뉴스) 2018년 발생한 일명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 기억나시나요?

숙명여고 교무부장이었던 현모(53) 씨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딸에게 5차례에 걸쳐 시험 문제를 유출했던 사건인데요.

현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고, 현재 쌍둥이 자매에게는 검찰이 실형을 구형한 상태죠.

이 사건으로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과 성적 조작 문제가 논란이 됐는데요.

당시 교육부는 제2의 숙명여고 사태를 막기 위해 고등학교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TV(CCTV) 설치와 교원이 자녀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 도입을 방안으로 내놓았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등학교 평가관리실의 CCTV 설치가 약 99% 완료됐습니다. 특수 사례를 제외하고 상피제를 도입하는 학교도 늘었죠.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내신 관련 부정행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강원도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이 교무실에 몰래 들어가 1학기 중간고사 시험지를 촬영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학생은 작년에도 교무실에서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보고 다른 친구들과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는데요.

강원도교육청은 교육부 방안에 따라 2018년부터 모든 고등학교 평가관리실에 CCTV를 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지 유출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학생이 촬영한 시험지는 평가관리실이 아닌 교사 개인 서랍에 보관됐다고 알려져 시험지 관리 소홀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고교상피제 역시 개인의 일탈을 막지 못했는데요.

지난달 재판에 넘겨진 전북 전주 시내 한 사립고교 교무실무사 A(34)씨와 전 교무부장 B(50)씨. 이들은 학생의 답안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해 10월 B씨 아들의 국어 답안지 3개 문항의 오답을 정답으로 수정한 혐의죠. 검찰은 B씨가 A씨 범행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B씨는 지난해 2월까지 아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다 전북교육청에서 실시한 자발적 상피제에 의해 공립학교로 파견돼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고등학교 내신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과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시험지 유출과 성적 조작 문제는 왜 계속 발생하는 걸까요?

이혜정 경기도교육연구원 미래교육연구팀장은 "교육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학생이 성장하는 모든 과정이 대학 입시 결과로 귀결돼 버리는 현 상황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지식 중심의 경쟁 교육에서 이런 (부정행위) 현상들이 나타난 것"이라며 "등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학생이 수업 과정에서 어떤 장점이 있고 특성이 있는지 잘 드러내 주는 방식으로 평가 체제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부정행위 근절을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우리 사회 교육에 대한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성은 기자 한명현 박서준 인턴기자 / 내레이션 이성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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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pen@yna.co.kr

※[이래도 되나요]는 우리 사회에 있는 문제점들을 고쳐 나가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 변화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관행이나 문화, 사고방식, 행태, 제도 등과 관련해 사연이나 경험담 등이 있다면 이메일(digital@yna.co.kr)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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