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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6개월 사투의 또다른 주인공…묵묵히 일하는 청소노동자

송고시간2020-07-19 07:50

의료진 뒤에서 폐기물 처리·병실소독 담당 "방호복에 비 오듯 땀…샤워실 절실"

대다수 하청업체 통한 간접고용…"비정규직 그늘 해소해야" 지적도

병원 청소하는 관계자들
병원 청소하는 관계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우리 기자 = "방호복 한 번 입고 들어갔다 나오면 그야말로 '초주검' 상태죠. 화장실 가기가 힘들어서 아예 요실금 팬티를 입는다는 사람도 있어요."

강원도 강릉의 한 종합병원에서 호흡기 병동 청소를 담당하는 김모(55)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체감상 노동강도가 배로 늘었다.

잠깐만 입어도 숨이 차는 레벨D 방호복과 고글을 착용한 채 의료 폐기물을 처리하고 병실 소독까지 하다 보면 금세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고 한다.

김씨는 "음압병실 청소를 담당하는 여사님들은 대부분 중년 여성인데, 청소 절차도 까다로워지고 시간도 훨씬 많이 걸려서 다들 힘들어한다"면서도 "그게 우리 일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일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꼭 6개월이 되는 날이다. 국내 확진자 수나 치명률이 외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문 데는 일선 의료진의 노력이 큰 역할을 했지만, 병원의 온갖 허드렛일을 담당하는 청소노동자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투에 함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면서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 미화팀에서 응급실 청소를 담당하는 유모(60)씨는 처음 전신 방호복을 입던 날을 떠올리며 "찝찝하고 무섭고, 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감염 위험이 있는 병실을 청소하는 방법에 대한 사전 교육 없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유씨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대뜸 '방호복 입고 들어가라'고 하니 어쩔 줄 모르겠더라"며 "지금이야 좀 낫지만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4월에는 누가 의심환자인지 몰라 청소하면서도 마음이 불안했다"고 말했다.

병실 청소
병실 청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소노동자들의 불안정한 고용상태는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한층 높인다. 대다수 병원 청소노동자는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된 비정규직 신분이다.

이들은 "정규직 의료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복지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유일한 방어막인 마스크조차 제대로 못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혹시 아프기라도 하면 휴직이나 해고를 당하는 게 아닐까 걱정됐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투쟁이 이어지면서 직고용된 청소노동자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여전히 노동조건이 불안정하다.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병원 청소노동자의 64.5%는 파견·용역업체 등을 통해 간접고용된 상태였고, 23.4%는 계약직·임시직으로 채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르는 만큼 최소한의 휴게공간이라도 보장됐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지방의 한 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윤모(53)씨는 "날은 더워지는데 병원에 미화팀을 위한 샤워실이 없어 땀에 전 상태로 퇴근해야 한다"며 "휴게실과 샤워실 정도만 있어도 훨씬 일하기 좋아질 듯하다"고 말했다.

모두에게 위험한 감염병 상황이기에 투명한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청소노동자 이모(61)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 내에 누가 코로나19 감염 환자인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다"며 "우리도 대처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정보공유가 잘 됐으면 한다"고 했다.

iroow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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