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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맞아?'…돌풍 김주형 "예전 고생 생각하면서 긴장 떨쳐내"

송고시간2020-07-12 17:57

우승 트로피를 든 김주형.
우승 트로피를 든 김주형.

[K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군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돌풍의 주역 김주형(18)은 18세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차분하고 침착하다.

김주형은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이 샷보다는 차분한 경기 운영과 좀체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이라고 말한다.

12일 KPGA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한 김주형은 "그동안 말은 않았지만 지난 대회 준우승이 사실은 많이 속상하고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지난 5일 데뷔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그동안 "준우승도 잘했다. 마지막 홀 이글로 연장전까지 간 것도 대단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랬던 그는 이날 살짝 울먹이면서까지 "지난주 연장전 패배 생각 많이 났다"면서 "어떻게서든 우승해보려고 했다"고 우승 욕심이 적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김주형은 또 "늦은 밤과 이른 새벽 연습한 보람을 느낀다"면서 "한국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최연소 우승을 해서 내게 의미가 크다"고 우승의 기쁨을 힘줘 말했다.

김주형은 두살 때 한국을 떠나 중국, 필리핀, 호주, 태국 등 4개국에서 자랐다. 골프는 호주에서 시작했고 태국에서 프로에 입문했다.

태국에서 아시아프로골프투어 2부투어를 뛰며 3승을 거뒀고, 필리핀 프로골프 투어에서도 2승을 올렸다.

지난해 아시아프로골프투어 파나소닉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이미 하위 투어에서는 많은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어린 나이에 해외에서 골프 선수로 성장하면서 겪은 시련과 난관이 적지 않았겠지만, 좀체 내색하지 않던 그는 "경기 중에 긴장될 때는 어떻게 대처하냐"는 질문에 "예전에 고생했던 생각을 한다"는 놀라운 답을 내놨다.

예전의 시련을 떠올리면 이를 악물고 경기에 집중하게 된다는 뜻이다.

나이답지 않은 김주형의 면모는 골프에 대한 집중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잠자는 시간뿐 아니라 잠잘 때도 골프 생각만 한다"면서 "내 피에 골프가 들어있는 듯하다"라고도 말했다.

"남들은 잘 쉬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쉬는 시간에도 골프 생각만 하게 된다"는 김주형은 "해야 할 연습을 다 하고 쉬는 건 좋지만 연습할 시간을 줄여서 노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도 김주형의 침착함과 노련함은 빛을 봤다.

2번 홀(파5) 보기에 이어 8번 홀까지 버디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는 답답한 경기를 했던 그는 "8번 홀 끝나고 한참 순위가 뒤처진 줄 알았는데 리더보드를 보니 2등이라서 (우승)할 수 있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

9번 홀(파5) 버디와 10번 홀(파4) 칩샷 버디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그는 15번 홀(파4) 버디로 선두 자리를 찾았지만 16번 홀(파4)에서 티샷을 물에 빠트리고도 기어코 파를 지켜냈다.

김주형은 "티샷을 왼쪽으로 당겨쳐 물에 빠트린 건 말도 안 되는 실수였다. 아마 흥분했던 것 같다"면서도 "2타차 선두였지만 우승하려면 반드시 파로 막아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4.5m에 떨궜고 기어코 파퍼트를 집어넣는 뚝심과 집중력을 보였다.

김주형은 "완벽한 골프는 없다. 다만 실수를 어떻게 리커버리하느냐가 열쇠"라고 말했다.

18번 홀(파4)에서 3번 우드로 티샷한 것은 그의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을 드러낸 장면이다.

한승수에 1타차 선두로 18번 홀 티박스에 올라선 김주형은 한승수가 드라이버로 티샷한 볼이 오른쪽으로 밀려 워터 해저드에 빠지자 서슴없이 3번 우드를 빼 들었다.

18번 홀은 드라이버 티샷이 떨어지는 지점 왼쪽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고 오른쪽은 워터 해저드가 버티고 있어 티샷이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3번 우드 티샷을 하기에는 459야드에 이르는 긴 전장이 부담스럽다. 너무 많은 거리가 남으면 역시 왼쪽엔 벙커, 오른쪽은 워터 해저드로 무장한 그린 공략이 쉽지 않아서다.

김주형은 전날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한 볼이 왼쪽 벙커에 들어갔고, 두 번째 샷도 그린 왼쪽 벙커에 빠져 보기를 적어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궜지만 192m 남은 거리에서 김주형은 핀 9m 옆 프린지에 볼을 안착 시켜 두 번의 퍼트로 2타차 우승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한승수 선배의 드라이버가 물에 빠진 게 3번 우드 티샷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18번 홀에서 3번 우드 티샷을 염두에 뒀지만 1타차로 쫓아오던 한승수의 드라이버 티샷이 잘 맞아 나갔다면 3번 우드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100위 이내 진입이 유력한 김주형은 "많은 게 달라졌다"고 밝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내일 아침 발표되는 세계랭킹을 보고, 부모님과 도와주시는 분들이 모여 의논하겠다"면서 "코리안투어 다음 대회 출전 여부도 지금으로서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와 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슴 속에 품은 김주형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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