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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버티던 트럼프, 100일만에 공식석상서 처음 마스크 썼다(종합)

송고시간2020-07-12 11:39

"마스크 착용 반대한 적 없어, 훌륭한 일"…CNN "참모들 '모범 돼달라' 애원"

코로나19 재확산 속 '마스크 외면' 비난여론 의식 태도변화 '만시지탄'

마스크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스크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한사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4월 3일 마스크 착용에 관한 자발적 권고를 내린 지 꼭 10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州)의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마스크 착용을 통한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마도 나는 마스크를 쓸 것"이라며 "병원에 있을 때는, 특히 수술대에서 방금 내려온 장병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특별한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결코 마스크에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기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릴 때는 마스크 미착용 상태였다가 의료진, 마크 메도스 비서실장 등과 함께 의료센터 입구 통로로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황금색 대통령 직인이 새겨진 남색 마스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를 포함해 얼굴의 상당 부분을 마스크로 가렸다.

병원 방문은 오후 약 5시 30분부터 6시 10분까지 40분가량 진행됐다.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린 원에 다시 탈 때는 '노 마스크' 상태였다. 병원 내부의 현장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전투 중 부상한 용감한 장병들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팬더믹 기간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봐온 의료 관계자 등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언론이 안 볼 때 마스크를 썼다'고 말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숨바꼭질을 해오다시피 한 기자들은 이날 '기다렸던 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입구 쪽에서 미리 대기하는 등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날 일정을 미리 소개하면서 "안으로 들어갈 때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날 대형유세 참석을 위해 뉴햄프셔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열대성 폭풍 예보로 연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마스크 착용을 말한 지 3개월도 더 지나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몇 달 간 보건 당국자들과 여러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인 마스크 착용을 통해 좋은 보건 습관의 본보기가 돼달라고 주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쓰기로 한데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최고치를 보이는 등 재확산하자 비난 여론 등을 감안,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마스크 착용 결정은 참모들이 끈질기게 애원한 결과라고 CNN이 보도했다. 참모들은 마스크 착용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모범을 보여달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검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 더해 마스크를 착용하면 유약해 보이고 팬더믹을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 '노마스크'를 고수해왔다고 CNN이 보도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한 그로선 마스크를 쓴 모습이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CDC가 마스크 착용지침을 발표했을 때부터 자신은 안 쓰겠다며 버텼다. 5월 들어 백악관 웨스트윙(서관·대통령 집무동)을 비롯, 지근거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비상이 걸리면서 백악관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내렸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현장 행보가 있을 때마다 '나 홀로 노(No) 마스크'를 고수했다.

그는 또한 본선 라이벌인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스크를 쓴 모습을 조롱해왔다.

다만 지난 5월 21일 미시간주 포드 자동차 공장 방문 중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잠시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지난 1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며 180도 태도 변화를 보였다. 그는 "사실 마스크를 썼었고 그 모습이 좋기도 했다"면서 서부극 주인공인 '론 레인저'에 자신을 빗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만시지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 사이 확산세가 커졌고 소모적인 마스크 착용 찬반 논쟁이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등 일사불란한 코로나19 대응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계속 마스크를 쓸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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