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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조차 "처음 본다"…무더기 위증 자수 경위 조사(종합)

송고시간2020-07-09 15:37

"피고인 측이 위증죄 벌금 대납 정황" 주장 제기…검찰 수사 시사

대전 검찰청사 전경
대전 검찰청사 전경

[연합뉴스 자료 사진]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전례를 찾기 힘든 '피해자 무더기 위증 자수' 경위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대전 한 정보기술(IT) 업체 대표이자 판매법인 대주주였던 A(42)씨 사기 범행 피해자들의 위증 자수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전고검 관계자는 "계좌 추적과 통신 조회 등 추가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위증죄 처벌 당시에 (경위 등) 조사가 됐는지는 기록을 살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로부터 총 18억원 사기 피해를 본 15명 가운데 8명이 한꺼번에 "A씨에게 잘못이 없는데 법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증언했다"며 자수한 배경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있다는 뜻이다.

피해자들이 단순 고소 취하를 넘어 벌금 500만원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위증죄를 자수하는 일이 대단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법원 공판 모습(그래픽)
법원 공판 모습(그래픽)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A씨 재심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1부 이준명 부장판사도 8일 열린 첫 공판에서 "8명이 일시에 확정판결에 대한 위증 자수를 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자수한 이들을 법정에 불러 직접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면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자수 경위를 의심할 만한 개연성이 충분하지 않으냐"며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행위인 만큼 심각하게 봐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A씨가 자신을 무고한 위증죄 처벌 대상자 8명과 합의해준 이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의문점을 드러냈다.

앞서 A씨는 사기 혐의 1심과 2심 과정 중 피해자 15명 중 9명과 합의했는데, 9명 중 8명은 모두 위증죄 처벌 대상자로 파악됐다.

A씨 측은 이에 대해 "피고인은 수감 중이어서 정확한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위증죄 벌금을 A씨 측에서 대납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한다.

A씨 회사에 관여했던 B씨는 "피해자 일부가 피고인 측 관계자로부터 벌금에 해당하는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녹취가 있다"며 대전지검에 범인도피 혐의 등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휴대용 인터넷 단말기와 게임기 등을 출시할 것처럼 속여 15명으로부터 18억원을 가로챈 죄로 징역 2년 6월형을 확정받았다. 다음 달께 만기 출소가 예정돼 있다.

그런데 형 확정 몇개월 뒤 피해자 중 8명이 위증을 자수했고, 이를 근거로 A씨의 재심 청구도 받아들여졌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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