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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요] '구독·좋아요' 눌러 달라더니…세금은 못 내시겠다?

송고시간2020/07/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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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아무래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그와 함께 인기도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또 나이 제한 같은 것도 없고 방송사와 다르게 콘텐츠의 제약이 없어서 많은 사람이 유튜브를 하려는 것 같아요."(뷰티 등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20대 초반 유튜버)

이런 인기를 증명하듯 구독자 10만 이상 유튜버 수는 2015년 367명에서 올해 5월 기준 4천379명으로 5년 사이 약 12배나 증가했습니다.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도 2018년 3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5조1천700억원으로 성장했는데요. 정부는 2023년까지 7조9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유튜버들은 구독자 1천명 이상, 연간 재생 시간 4천 시간 이상이면 영상에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몇몇 유튜버들이 수십 억원 하는 건물이나 고가 집을 샀다고 알려지고, 일부는 높은 월 수익을 공개해 누리꾼들의 놀라움을 샀는데요.

"(특정 월 기준으로) 유튜브, 아프리카TV, 광고 다 합하면 월 수익이 1억2천여만 원 정도인데…. 순수익은 1억원 되겠네요."

"세금 빼면 (월) 한 2천900만원 정도 되는 거죠."

"12월은 얼마나 벌었냐. 월 800만원! 어휴 잘 벌었죠."

채널별로 수익이 천차만별이지만, 이렇게 고소득 유튜버가 생겨나면서 과세 당국도 이들의 탈세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정치·시사 이슈를 다루는 구독자 10만 명의 유튜버 A씨.

딸 명의 계좌를 구글에 등록해 해외 광고 수익을 분산 송금받아 은닉하고, 본인 계좌 송금액도 축소 신고해 최근 국세청에 적발됐는데요.

유튜브와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한 BJ도 1만 달러 이하 해외 광고 수익을 소득세 신고에서 누락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유튜버 7명이 총 45억원의 소득을 탈루한 사실을 적발해 총 1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는데요.

구독자들 덕에 고소득을 올리면서 교묘하게 조세 회피를 시도하는 유튜버들에 대한 시민들 시선이 편할 리 없습니다.

이형준(33) 씨는 "유튜브가 한국 기업이 아니다 보니 사각지대가 있지 않을까"라며 "세금은 국가 정책이고 제도이니, 국가에서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거나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 이미 문제가 속출하고 있는 걸 보니"라고 말했습니다.

오예리(30) 씨도 "(탈세한다면) 일단 신뢰감이 사라질 것 같고, 콘텐츠를 볼 때 부정적인 마음이 들어 점차 안 보게 될 것 같다"며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맞기 때문에 그런 법이 좀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유튜브 사업이 커졌기 때문에"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과세 당국이 이들 소득 실태를 바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유튜버에게 광고비 등을 지급하는 구글이 해외 플랫폼이고 정확한 지급액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유튜버의 수익 구조가 후원, 광고, 상품판매 등으로 다양하고 차명 계좌 또는 해외 은행을 거쳐 송금받거나, 1회 송금액이 1만 달러 이하이면 과세 당국이 적발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세금을 다 내면 바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탈세를 유혹하는 빈틈이 많다는 얘기인데요.

박성욱 세무사는 "유튜브는 우리나라에 있지 않고 외국에서 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자료를 국세청에서 알 수가 없다"며 "가장 좋은 건 해외에서 나온 과세 자료를 우리나라에서 받는 건데, 그게 확실히 안 될 경우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이 사업용 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해 놓는다면 아무래도 탈세 유혹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조언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유튜버 등 미디어 콘텐츠 창작업자나 SNS 마켓 사업자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경우 세무관서에 사업자 등록을 하고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지난달 기준 미디어 콘텐츠 창작업으로 사업자 등록을 낸 이들은 5천87명인데요.

국세청은 올해부터 건당 1천 달러, 연간 1인당 1만 달러를 넘는 외환거래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정밀 분석하고, 국가 간 금융정보를 활용해 고소득 크리에이터를 중점 검증할 계획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1인 크리에이터가 젊은층 유입이 많은 신종 업종이고, 납세에 대한 이들 이해가 부족한 만큼 감시 및 규제와 함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홍범교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은 "과세 당국이 외화 송금을 집중해 들여다볼 수 있겠지만, 자진해서 신고 납부하지 않으면 다 찾아내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유튜버들이) 세금 납부에 대해 잘 모르는 측면도 있어 교육이나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성욱 세무사도 "세금 신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관련 교육을 국세청에서 받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느덧 '인생역전'을 꿈꿀 유망 직종이 된 1인 크리에이터. 구독자 신뢰를 바탕으로 수익을 올리는 만큼 납세 의무를 다할 때 그 인기도 오래 유지되지 않을까요.

이은정 기자 김혜빈 이성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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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이래도 되나요]는 우리 사회에 있는 문제점들을 고쳐 나가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일상에서 변화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관행이나 문화, 사고방식, 행태, 제도 등과 관련해 사연이나 경험담 등이 있다면 이메일(digital@yna.co.kr)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7/0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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