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코로나19 때문에 팔린 상품, 안 팔린 상품
송고시간2020-07-04 10:30
코로나19가 세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연일 속출하고 있으며, 경제도 하락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99.9% 급감한 1천700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방일 외국인은 지난해와 비교해 8개월째 하락세다.
뿐만 아니라 5월 수출도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28.3% 감소한 4조1천848억 엔이며, 수입이 26.2%나 줄어 5조182억 엔에 머물렀다.
코로나19는 일본 내 소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도요게이자이가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해 잘 팔린 상품 1위는 '가글액'으로 전년 대비 359.1% 증가했다. 2위는 제과에서 빠뜨릴 수 없는 '바닐라 에센스'다. 휴교령이 내려진 후 아이들과 집에서 과자를 굽거나 빵을 만드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판매량이 251.9% 상승했다.
3위는 밀가루 가공품이다. 핫케이크가루, 튀김가루 등이 245.5%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밖에 밀가루 6위, 휘핑크림 7위, 메이플시럽 14위 등인 것을 보면 주식보다 간식용 재료의 매상이 크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소비가 줄어든 상품으로는 멀미약이 1위를 차지했다. 22.2%로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80% 가까이 감소했다. 4월 말~5월 초 황금연휴에 고향 등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필요성이 줄어든 데다, 휴교령으로 소풍 등의 행사도 취소된 까닭이다.
또 마스크를 이용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보니 립스틱 소비가 크게 줄었고, 외출 자제로 자외선 차단제를 찾는 사람도 줄었다. 그 외에도 파운데이션 등의 화장품, 비타민 등의 영양제도 소비가 감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화제가 된 아이디어 상품들도 있다. '그립퐁'은 전철이나 버스 손잡이에 끼우도록 디자인된 휴대용 손잡이다. 손잡이를 잡는 게 찜찜하지만 장갑을 끼기 어려울 때 제격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천식' 등이라고 적힌 스탬프도 인기를 끈다. 이 스탬프를 마스크에 찍으면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이 아니라 알레르기나 천식 때문에 재채기나 기침을 하고 있다고 알릴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오해 방지용 스탬프다. 코로나19 확진자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주변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데다 자신의 의견을 쉽게 밝히지 못하는 일본 사회에서 나올 만한 제품이다.
'꼬리 빌려드립니다'라는 휴대용 마스크 걸이도 인기다. 야마모토제작소가 올해 5월 발매했으며, 고양이 꼬리 모양의 걸이를 책상 등에 비치한 후 머리 쪽에 마스크를 걸면 된다. 살균 작용이 있는 황동합금 소재를 사용했으며,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두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때도 유용하다.
출시 후 일찌감치 완판돼 현재는 주문 판매만 가능하다. 야마다 린코 대표는 간호사로 일하던 시절 마스크를 둘 곳이 없었던 점에 착안해 이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공중 터치 패널도 기대를 받는다. 아스카넷은 2011년부터 공중 터치 패널 기술을 개발해온 일본의 선구적인 회사다. 손으로 직접 터치 패널을 만지지 않고 3cm쯤 떨어진 곳에서 작동한다. 원래는 의료기관이나 고령자 시설용으로 개발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내년 중 일반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급감했지만 이처럼 아이디어 상품들은 오히려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게이오대학 졸업, 일본외국어대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 재일 작가, 번역가 | '엄마의 도쿄' '떡볶이가 뭐라고' 등 | 저서 외에 '애매한 사이' '시부야 구석의 채식 식당' 등 다양한 도서 번역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07/04 10: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