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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일본 아소 부총리 '민도' 발언

송고시간2020-07-04 10:30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도쿄 교도=연합뉴스) 2020.3.9 photo@yna.co.kr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6월 4일 참의원 재정 금융위원회에서 다시 망언을 했다. 일본은 다른 나라와 "민도가 달라" 코로나19 대책에 성공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아소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일본 국민이 외출 자제나 휴업 등에 잘 협력했다면서 "국민들이 강제력이나 벌칙이 없는 요청에도 잘 협력해줘 감염 확대 억제에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발언에 비판이 쇄도했다. 다른 나라 국민들을 폄훼하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아소 부총리의 발언에는 사실이 아닌 것들도 포함돼 있었다.

사실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의도한 결과의 산물이다. 이날 위원회가 시작됐을 때 여당 자민당의 나카니시 켄지 의원이 "일본의 신형 코로나 대응은 세계적으로 봐도 드문, 약한 통제력의 성공 사례다. 위기를 맞아도 자유라는 가치를 계속 지키고 있는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이 아닌가"라며 아소 부총리에게 견해를 물었다.

이에 아소 부총리는 "자유라고 하는데 헌법상 강제를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을 뿐이지 자유라는 식견을 갖고 대책에 임했는지는 잘 모른다"고 일단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그는 "헌법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었기 때문에 강제력이 없는 요청이 최대한이었다. 그래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재미있는 면"이라고 덧붙였다. 여기까지도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소 부총리는 "코로나는 사망률이 가장 문제"라면서 "조사에 의하면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를 볼 때 일본은 7명, 프랑스는 228명(실제로는 433명), 미국은 824명(실제로는 326명), 영국은 309명(실제로는 596명)"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아소 부총리는 해외에서 가끔 전화가 와 "일본은 무언가 약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했다. 그때마다 그는 "당신 나라와 일본은 국민의 민도 수준이 다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게 답하면 상대가 더 이상 질문하지 않으니 항상 그런 식으로 대답한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일본이 섬나라여서 연대가 강했고, 일본 국민이 정부 요청에 적극 협조했다"고도 했다. "일본은 선진국(G7)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낮고 사망자의 절대 수도 적다. 해외로부터 보면 약한 부탁 수준인데, 이만큼 효과를 본 것은 우리로서는 자랑스러워야 할 것"이라며 말을 맺었다.

그런데 '민도'라는 말은 현재 일본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이 조선이나 대만에 대해 "민도가 낮다"는 식으로 사용했다. 특히 조선의 보통선거제 도입을 오랫동안 주저한 일본 정부는 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조선은 아직 민도가 낮다"며 반대했다.

당시 민도라는 말은 조선과 일본을 법적으로 평등하게 취급하고 싶지 않은 일본 정부의 구실에 불과했다. 일본이 역사상 악의적으로 사용했던 '민도'라는 말을 아소 부총리는 "협력할 수 있는 국민"이라는 맥락으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국민들은 협력적이지 않다는 얘기인가?

타국 국민들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또 100만 명당 사망률이 일본은 7.2명이고 이 수치는 G7 국가 중 압도적으로 낮다. 이탈리아는 약 557명, 캐나다는 약 200명, 독일은 약 103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인도네시아(6.3명), 한국(5.3명), 인도(4.4명), 호주(4명), 중국(3.2명)보다 높다. 그렇다면 이런 아시아 나라들이 일본보다 민도가 높다는 얘기가 된다. 아시아 나라들을 무시하면서 아소 부총리가 '민도'를 운운하는 것은 큰 문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원래 일본인은 마스크를 잘 쓴다. 손 씻기도 잘하며 남들과 1m 내에 잘 접근하지 않을 정도로 거리 두기도 잘한다. 교회가 별로 없고 대규모 집회도 거의 하지 않으며, 밥도 혼자 먹을 때가 많다. 포옹도 잘 하지 않으며 연인들도 손을 잡고 다니지 않는 편이다.

그런 일본인의 습관이 사망률을 낮게 만든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좋은 습관'을 갖고 있었으니 한국보다 사망률이 훨씬 낮아야 하는데 일본은 100만 명당 사망률이 한국의 약 1.4배다.

일본인보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좋아하는 한국이 오히려 K방역으로 세계의 모범이 됐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사망률이 서양보다 낮다는 것뿐이지 이것으로 아베 정권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호사카 유지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 정치학 박사 |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 소장 |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 | 2003년 한국으로 국적을 옮긴 일본계 한국인 [호사카 유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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