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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경찰·사과없는 검찰…이춘재 사건에 상반된 태도 왜?

송고시간2020-07-05 10:00

경찰, 재수사 착수부터 줄곧 사죄…법원도 재심 피고인에 사과

수사 지휘했던 검찰 "이제 송치받아…기록 검토 후 입장 낼 것"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경찰이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재수사를 마무리하고 과거 수사 과정에서 자행한 위법 행위 등 과오를 되짚으면서 피해자와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반면, 사건 당시 수사를 지휘한 검찰은 검사 1명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형사 입건되는 등 책임이 드러났는데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일각에서 비판이 나온다.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청장
고개 숙여 사과하는 배용주 경기남부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용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은 지난 2일 이춘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춘재의 잔혹한 범행으로 희생되신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분과 그의 가족, 그 외 당시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춘재 사건 재수사 착수부터 종료까지 관련 브리핑을 할 때마다 주먹구구식 수사로 범인을 검거하는 데 실패하고, 애꿎은 사람을 불법 체포 하는 등 인권침해를 자행한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래픽]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결과
[그래픽]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수사 결과

[연합뉴스]

특히 '진범 논란'을 빚은 8차 사건은 선량한 시민을 살인범으로 몰아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갔다는 점에서 그 어떤 사건보다 피해가 막심하다.

이 때문에 잘못된 재판을 한 법원의 책임도 무겁다는 여론이 크다.

김병찬 전 수원지법 형사12부 부장판사는 지난 2월 6일 윤모(53·8차 사건 검거당시 22)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뒤 열린 1차 공판 준비기일에서 사법부를 대표해 윤씨에게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김 전 부장판사는 "윤씨는 억울하게 잘못된 재판을 받아 장기간 구금됐다"면서 "법원의 판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죄송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윤씨가 무죄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록을 제출하고 있고, 이에 관해 변호인이 별다른 이의 없이 동의한다면 무죄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다.

화성8차사건 윤모씨, 법원에 재심 청구
화성8차사건 윤모씨, 법원에 재심 청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춘재 사건과 관련해 이처럼 경찰과 법원은 과거 수사 및 재판 과정의 문제점을 짚고, 잘못한 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유독 검찰만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이제 막 사건 송치를 받은 상황"이라며 "기록을 면밀히 살피고 사건을 처분(공소권 없음 처리)할 때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해명은 검찰이 8차 사건에 한해 직접 조사를 벌인 점을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검찰은 직접 조사 후 지난해 12월 23일 법원에 재심 개시 의견을 내고, 현재까지 재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재심 일정에 맞춰 지난 2월 6일 이춘재 사건 중 처음으로 8차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우선 8차 사건에 대해서라도 입장을 표명할 수 있었으나, 벌써 6개월 넘는 시간이 흐른 것이다.

이춘재 8차사건 검찰(CG)
이춘재 8차사건 검찰(CG)

[연합뉴스TV 제공]

8차 사건 당시 담당 검사는 현장 검증에 참여하고 관련 내용을 보고 받는 등 수사 전반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재수사 과정에서는 정식으로 입건됐다.

8차 사건 외에도 이춘재 사건 당시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았다.

수사기관 안팎에서는 검찰도 이춘재 사건과 관련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하루속히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8차 사건 관련, 재심 개시 의견을 제시해 과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인데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않은 것은 이해할수 없다"며 "처분하지 않은 사건은 몰라도 8차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과 법원의 사과가 있었던 만큼 검찰도 입장을 낼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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