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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격변·세계시민주의 전통

송고시간2020-06-30 10:45

생각의 시대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 대격변 = 애덤 투즈 지음, 조행복 옮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분석한 '붕괴'로 주목을 받은 저자가 그에 앞서 출간한 책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대공황에 이르는 세계 질서의 재편 과정을 다룬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당시 영국의 군수장관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는 성경에 나오는 '대홍수(Deluge)'에 빗대어 다가올 대격변을 예견했다. 이 말은 원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의 말대로 1917년 러시아 볼셰비키의 정권 장악에 이어 독일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러시아제국의 왕가 몰락과 베르사유 협정, 유럽과 중동에서 국민국가의 탄생, 동유럽의 혁명과 반혁명, 러시아의 내전과 기근, 독일의 초인플레이션 등 세계 각국의 정세는 숨 쉴 틈도 없이 요동쳤다.

대격변은 새로운 세계 질서로 대체되지 못한 채 대공황에 휩쓸려 파국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승리 없는 평화'와 강력한 디플레이션에 연계된 군비축소, 금본위제의 재건이 실패하고 미국이 국가주의로 회귀하는 과정을 세세히 분석한다.

윌슨을 비롯한 혁신주의자들은 미국이 20세기 역사의 대혼란에서 비켜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고립주의를 택했으나 1930년대 국제적 도전이 거세지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정부는 그러지 못했다.

루스벨트의 뉴딜로부터 적극적이고 개입주의적 의미에서 세계 무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미국이 출현했으나 불안한 결론을 피할 수 없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사후에 비판하기는 쉽지만, 국제적 동맹과 협력의 추구는 당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는 미완의 역사로 열려 있다는 사실 때문에 훨씬 감동적인 드라마이며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절대 작지 않은 도전"이라고 썼다.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 교수인 저자는 전염병 대유행 이후의 전망을 다룬 '셧다운'과 기후위기의 정치학 '탄소' 등 글로벌 위기 4부작 시리즈 가운데 남은 두 편도 집필 중이다.

아카넷. 748쪽. 3만3천원.

[신간] 대격변·세계시민주의 전통 - 1

▲ 세계시민주의 전통 = 마사 누스바움 지음, 강동혁 옮김,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주의 철학자들부터 17세기의 휴고 그로티우스, 18세기 애덤 스미스를 거쳐 현대의 국제 인권 운동가들에 이르기까지 세계시민주의의 철학적 전통을 탐구한다.

저자에 따르면 서구 사상에서 세계시민주의 정치의 전통은 '어디 출신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세계 시민"이라고 대답했던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로부터 시작됐다.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주의자들은 세계시민의 이미지를 훨씬 더 완전하게 발전시켜 세네카가 말한 '태어난 공동체가 아니라 진정으로 위대하며 진정으로 공유되는 공동체, 어느 한구석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태양에 비춰 국경을 측량하는 인간적 포부의 공동체'가 우리의 도덕적·사회적 의무의 원천이라고 주장했다.

그로티우스는 스토아주의 전통을 근대사회로 끌어들여 인류에 대한 존중이라는 자연법의 이념을 평화시와 전시 모두의 국제관계에 대한 주장에 적용했으며 스미스는 세계시민주의 전통의 통찰을 수용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인간의 능력을 떠받치는 물질적 토대를 새롭게 인정했다.

정치가 인간을 서로 평등한 존재인 동시에 가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값진 존재로 여겨야 한다는 생각은 서구 사상의 가장 근본적이고 영향력 있는 통찰 중 하나로, 이러한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가치 추구는 현대의 인권운동으로 이어졌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전통이 철저히 인간중심주의적이며 존엄성의 핵심을 도덕적 추론능력과 선택능력을 가졌는지에 둔다는 점을 비판한다. 그러면서 세계민주주의 전통을 동물들과 자연계로 확장하고 물질적 불평등, 이민이나 시민권의 조건, 종교적 다원주의, 인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포용과 같은 문제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뿌리와이파리. 348쪽. 1만8천원.

[신간] 대격변·세계시민주의 전통 - 2

▲ 생각의 시대 = 김용규 지음.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모스(수), 레토리케(수사) 등 고대 그리스인들이 고안해낸 5가지 생각의 도구들을 해설하고 그것이 인류 문명과 지성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풀이한다.

문명 전반에서 이집트인들에게, 건축과 천문학에서는 바빌로니아인들에게, 법률과 문학에서는 수메르인들에게 뒤졌던 고대 그리스인들이 문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기원전 8세기 이들 생각의 도구를 하나둘씩 개발해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이 도구들은 그리스인들에게 창의력, 상상력, 문제 해결 능력, 비판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을 제공했고 이는 합리적인 지식, 창조적인 예술, 민주적인 사회제도의 생산으로 이어져 기원전 450년에서 기원전 322년 사이 그리스의 황금기를 일구는 데 바탕이 됐다.

저자는 각각의 도구들이 대체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는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되고 적용돼 왔는지, 오늘에도 여전히 필요한 까닭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까지 철학, 고전학, 역사, 문학과 뇌신경과학, 인지과학, 심리학, 언어학, 교육학을 종횡무진으로 오가며 설명한다.

2014년 처음 펴낸 책을 개정해 재출간했다. 대중적 철학서와 인문교양서를 다수 집필한 저자는 앞으로 '이성의 시대'와 '융합의 시대' 등 후속작도 잇따라 펴낼 계획이다.

김영사. 508쪽. 2만2천원.

[신간] 대격변·세계시민주의 전통 - 3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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