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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투석치료까지 받다니…음식 관리부실 유치원에 아이 맡기겠나

송고시간2020-06-26 11:22

(서울=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사회 전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러한 일까지 일어나 안타깝다. 식중독 증상을 보인 원아들이 무려 100명에 이르고, 이 중 22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보건당국은 단체 급식을 통해 장 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출혈성 대장균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물 등을 통해 감염된다. 더구나 입원 환자 중 14명이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5명은 신장 기능이 떨어져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이 어린이들은 평생 투석 치료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HUS는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집단 감염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신장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무서운 병이다. 국내에서도 2016년 당시 5세 어린이가 햄버거를 먹고 이 병에 걸려 투석치료를 받고 있다며 부모가 한국맥도날드와 직원들을 고소했으나 증거 부족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국은 해당 유치원에 폐쇄 명령을 내리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이번 식중독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음식이나 식사 시기 등은 아직 특정되지 않았다.

이 유치원에서는 역학조사를 위해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할 급식 재료 6건이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5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 것으로 넘어갔다. 이 유치원은 2018년에 수억원대의 회계 부실로 처벌받은 적도 있다. 당국은 이번 식중독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안산시 상록구의 또 다른 유치원에도 원아 8명과 교사 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식중독 증상을 보여 현재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 19사태가 위중하지만, 여름철을 맞아 식중독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장마철 고온다습한 날씨에 식중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제주 시내 한 분식점에서 김밥을 먹은 400여명 중 83명이 식중독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25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역학 조사 결과 분식점 도마에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학교 급식을 먹은 학생 7명이 집단으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당국이 원인을 확인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9월에 전체 식중독의 91%가 발생하고 장소는 학교 급식이 60%로 가장 많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관련 당국은 수시로 농, 축, 수산물판매장이나 업체, 학교, 음식점 등에 대한 위생 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식중독 사고 발생 시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이다. 개인들도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식자재와 조리기구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음식을 충분히 익히며 조리와 식사 전후 부지런히 손을 씻어야 한다. 올여름은 폭염과 코로나 19로 예년보다 힘든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 식중독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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