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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법무부의 한동훈 검사장 직접감찰…오로지 진실규명에 천착해야

송고시간2020-06-25 18:08

(서울=연합뉴스) 법무부가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검사장)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처하고 직접 감찰을 하겠다는 것이다. 수사지휘 직무수행이 곤란한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인데 검·언유착 의혹에 연루돼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을 감찰 사유로 삼았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우에 따라선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1차 감찰 권한은 대검에 있다. 더구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가 직접 나서 검찰 고위 간부를 감찰하는 것이어서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하다 올해 1월 부산고검으로 발령 난 한 검사장은 윤 총장의 측근 중에서도 측근으로 통한다. 이번 감찰이 윤 총장을 겨냥한 우회적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올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에게 상호 협력을 당부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오히려 긴장 수위만 훨씬 높아졌다. 특히 이번 인사가 청와대 재가를 거쳐 이뤄졌다는 점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지금 상황은 윤 총장이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검·언유착 의혹은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던 채널A 이모 기자가 한 검사장과 공모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했다는 게 핵심이다. 윤 총장은 판사 출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진상 확인을 위한 감찰을 하겠다고 보고하자 감찰부 대신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맡길 때부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지시했지만, 수사팀과도 불편한 관계가 형성됐다. 특히 한동훈 검사장의 피의자 신분 전환과 이 기자의 구속영장 청구 문제에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수사팀은 강제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본 반면, 검찰 수뇌부는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많았다고 한다. 윤 총장은 대검 지휘부에서조차 제대로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수사에 대한 판단을 외부 법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수사자문단에 맡겨 논란을 키웠다. 특히 전문수사자문단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와 달리 소집을 요청할 권한이 당사자에게 없는데도 채널A 기자의 진정을 받아들인 점은 여간해서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이 있다고 해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결정된 법무부 감찰은 모양새가 썩 좋을 리는 없다. 사사건건 부딪쳐 온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의 연장선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검·언유착 의혹은 당사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협박성 취재를 당했다고 폭로한 이철 전 대표는 채널A 기자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요청에 맞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는가 하면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는 검찰의 출석 요청을 받자 맞불놓기 식으로 자녀 부정입학 의혹으로 고발된 나경원 전 의원부터 소환하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와 법무부 감찰이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낳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게 어느 사건보다도 중요한 이유다. 행여 오해받을 소지가 없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작심한 듯 이틀째 이어진 추 장관의 고강도 검찰 비판은 상황이 의혹 규명보다는 정면 대결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해 "자기 편의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법 기술을 부린다"고 공격한 데 이어 "스스로 정치를 하는 듯 왜곡된 수사를 한다"고 또다시 검찰을 정면 비판했다. 대다수 국민이 추 장관과 윤 총장에게 기대하는 건 서로를 향해 날리는 날카로운 비수가 아니라 검찰의 자성을 토대로 한 검·언유착 의혹의 철저한 규명과 검찰개혁 완성을 위한 유기적 협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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