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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조업 나선 어민·산책하는 노인들…서해 북단 연평도 평온

송고시간2020-06-25 13:43

당섬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연평도 어민들
당섬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연평도 어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평도=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북한의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던 서해 북단 연평도의 주민들은 북한의 군사행동계획 보류 결정 이후 25일 일단 불안감을 내려놓은 채 각자의 일상을 보냈다.

전날 서해 중부 먼바다에 내려졌던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면서 어민들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조업에 나섰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연평도에서는 어선 17척이 꽃게잡이 등에 나섰다. 인근 소연평도에서는 어선 1척이 출어했다.

이날 오전 연평도 당섬선착장에서는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금어기를 앞두고 어민들이 어구를 정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닻자망(아랫부분에 닻을 달아 고정하는 걸그물) 어선의 선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닻줄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하거나 줄을 감으면서 금어기가 끝난 뒤에 있을 올해 가을 조업을 미리 준비했다.

선원 방모(27·남)씨는 "남북관계가 나쁠 때도 평소와 같이 일하지만, 가슴 한편에는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난주 북한의 폭파 뉴스가 나올 때에 비해 아무래도 조금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개 낀 연평도의 오후
안개 낀 연평도의 오후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주민들도 일단 북한 도발에 대한 불안감을 잠시 내려놓은 모습이었다.

연평도 연평면사무소 근처에서는 유모차를 끌고 여유롭게 동네를 산책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모(84·여)씨는 "그동안에도 북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활했다"며 "아무 일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평도 곳곳에서는 전날 많은 비가 내린 뒤 파손된 도로를 복구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그러나 북한의 군사행동계획은 취소가 아닌 보류인 만큼 주민 사이에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주민들은 여전히 TV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최근 갑자기 변한 북한의 태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오전 연평도에는 이슬비가 내렸고 흐린 날씨 탓에 전날과 마찬가지로 인근 북한군 진지의 해안포 포문의 개방 여부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연평도 망향전망대와 긴작시해안 등지에서 바라본 바다 건너편 북한은 고요한 모습이었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포문 개방 여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으며 북한군 특이동향이 관찰된 것은 없다"며 "경계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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