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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가치 논란 '백자 동화매국문 병' 46년만 국보 지위 잃었다

송고시간2020-06-23 09:46

문화재청 "우리나라와 연관성 불분명하고, 희소성 떨어져"

17세기 불상 조각승의 '백양사 불상' 등 2건은 보물 지정

국보 지위 잃은 '백자 동화매국문 병'
국보 지위 잃은 '백자 동화매국문 병'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제작 지역과 가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은 국보 제168호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 병'이 지정 46년 만에 결국 국보 지위를 잃었다.

문화재청은 국보로서 위상과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백자 동화매국문 병'에 대해 국보 지정을 해제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일본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天池茂太郞)에게 300엔을 주고 구매했다는 유물로 높이는 21.4㎝, 입 지름은 4.9㎝이다.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의 드문 작품으로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형태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 1974년 7월 국보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후 중국 원나라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문화재청은 중국과 한국 도자사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연구를 진행했고,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해제가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문화재청은 "출토지나 유래가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불분명하고, 같은 종류의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남아 있어 희소성이 떨어지며, 작품 수준도 우리나라 도자사에 영향을 끼쳤을 만큼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됐다"고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국보 지정 해제는 이번이 세 번째다.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알려졌으나 1996년 가짜로 판명됐던 '귀함별황자총통'은 국보 제274호에서 해제됐고, 국보 제278호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은 2010년 한 단계 아래인 보물로 강등됐다.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해제되면 해당 지정번호는 영구결번 처리된다.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조각승 현진(玄眞)이 만든 현존 작품 중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른 '장성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15세기 제작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보물 제2066호와 보물 제2067호로 각각 지정했다.

선조 40년(1607년)에 완성된 백양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높이가 약 208㎝에 달하는 대형 불상으로, 17세기 불교 조각사를 대표하는 승려인 현진이 휴일, 문습과 함께 만들었다.

현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불상의 조성을 주도했고, 광해군비가 발원한 자수사와 인수사의 11존 불상 제작을 지휘했다. 그동안은 1612년 제작한 '진주 월명암 목조아미타불좌상'이 시기가 가장 이른 작품으로 알려졌다.

불상 받침대인 대좌 아래 묵서(墨書, 먹으로 쓴 글)에 따르면 이 불상은 선대 왕과 왕비의 명복을 빌고 성불(成佛)을 기원하고자 만들었다. 임진왜란 등 전쟁이 끝난 후 진행된 불교 복구 과정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술사적으로 장대한 규모에 긴 허리, 원만한 얼굴과 당당한 어깨, 신체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처리된 옷 주름, 안정된 자태 등에서 현진의 뛰어난 조각 실력과 17세기 불교 조각의 새로운 경향이 확인되는 불상이다.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대표적 조각승 현진의 작품 중 가장 오래된 불상이자, 그의 활동 지역과 작품 세계, 제작 기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백양사 불상은 1741년과 1755년에 작성된 중수 발원문을 통해 불상에 금칠을 다시 하는 개금(改金)과 중수 내력, 참여 화승의 명단과 역할을 알 수 있어 학술적 의미도 크다.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같이 보물로 지정된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관음보살좌상은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으로 남장사 내 부속사찰인 관음선원에 봉안돼 있다. 이 관음보살좌상 뒤에는 보물 제923호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목조아미타여래설법상'이 놓여 있어 가치와 화려함을 더한다.

이 관음보살좌상은 발원문 같은 기록이 부족해 정확한 제작 시기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귀족풍의 단정한 얼굴과 어깨와 배에 잡힌 옷 주름, 팔꿈치의 'ῼ' 형 주름, 무릎 앞의 부채꼴 주름 등이 15세기 불상의 특징을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15세기 조선 전기 불상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고, 우리나라 불교 조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은 작품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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