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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어떻게 쓰였는지 궁금하세요? 제 번호로 전화하세요"

송고시간2020-06-22 06:15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40만명 후원자에게 개인 연락처 공개

공익법인 회계 논란에 "기부문화 위축되면 피해는 아이들에게…신뢰는 생명"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다소 걱정이 됐는데 이렇게 직접 사용처를 알려주시니 믿음이 갑니다. 감사합니다."

"후원 취소를 하려다가 사무총장님 글을 읽고 생각을 바꾸게 됐어요. 후원금 증액하고 왔습니다."

최근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의 개인 메일함과 휴대전화에는 후원자들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진다. 지난달 29일 이 사무총장이 "잘못되거나 개선해야 할 점들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따끔하게 질책해 달다"며 후원자에게 개인 휴대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공개한 데 따른 반응이다.

그는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의 회계 논란이 불거져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을 의심하는 여론이 일자 약 40만명의 후원자에게 자신의 개인 연락처를 먼저 알렸다.

22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사무총장은 "과거 공익법인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법인 전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정의연 회계 논란으로 걱정하시는 후원자들이 계실 것 같아 우려를 덜어드리고자 시작한 일"이라고 연락처 공개 이유를 밝혔다.

조직 내부에서는 반대 의견도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후원자들에게 오히려 더 걱정을 끼치는 게 아니냐", "소통도 좋지만 개인 번호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원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는 이번 일을 통해 "모든 일에 진정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사람을 감동시키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저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사무총장은 최근 논란이 된 공익법인 부실회계 의혹에 대해 "이러한 인식이 기부문화 위축과 기부금 감소로 이어지면 피해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공익법인에 신뢰는 생명과 같은데, 그 신뢰라는 것은 투명성에서 비롯한다"고 했다.

공익법인의 자체 노력뿐 아니라 제도적 보완도 중요하다고 이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입법적 노력은 물론, 관계부처와 단체들이 모여 회계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사무총장은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후원자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내 후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고 단체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로 사무총장 재임 2년차가 되는 그는 "유니세프를 더 신뢰받는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후원자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항상 후원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 뜻을 우리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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